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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출연진·퍼포먼스 뒤엔 공허함이…

[새영화] 나인


"감독이 잘난 줄 아는 데 사실 별거 아니잖아.'응','아니'밖에 하는 게 더 있냐고. 빨강으로 할까요? '응', 초록? '아니'응, 아니, 응, 아니, 그럼 끝이지" 귀도는 아홉번째 영화를 준비하는 천재감독이다. 새 영화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들을 기대시키지만 사실 아직 시나리오는커녕 어떤 영화를 찍을 지 정하지도 못했다. 부담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여행을 떠난 귀도는 그를 둘러싼 일곱 명의 여인들이 있는 상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잃었던 영감을 서서히 되찾는다. 영화'나인'은 영화 '시카고'의 롭 마샬 감독이 이탈리아의 거장 감독 페델리코 펠리니의 영화'8과 2분의 1'을 토대로 만든 작품으로 뮤지컬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작비인 1억 달러(약 1,170억원)가 투입된 대작이다. 주인공인 영화감독 귀도는'데어 윌 비 블러드'와'나의 왼발'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두 번 수상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맡았고 그를 둘러싼 일곱 명의 여인을 연기한 배우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귀도의 곁을 지켜주는 아내 루이사는'라비앙로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마리온 꼬띨라르가, 귀도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 클라우디아는'물랑루즈'의 히로인 니콜 키드먼이, 귀도의 정부에는'오픈 유어 아이즈'의 페넬로페 크루즈, 귀도를 동경하는 기자 스테파니에는'올모스트 페이머스'로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을 받은 케이트 허드슨, 귀도의 어린시절에 등장한 뒷 골목 여인에는 세계적인 힙합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의 여성 보컬 퍼기가 맡아 열연했다. 여기에 귀도를 응원해주는 어머니로 소피아 로렌과 의상 담당 디자이너에 주디 덴치가 출연해 화려한 캐스팅의 마침표를 찍었다. 영화는 귀도와 귀도를 둘러싼 여인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쇼가 쉴새 없이 이어진다. 각 배우들은 누구 하나 흠 잡을 것 없이 빼어난 춤과 노래, 연기 실력을 보여준다. 이렇듯 영화가 보여주는 명배우들의 훌륭한 퍼포먼스는 1만 원 남짓한 돈으로 즐기기에 차고 넘친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훌륭함이 영화의 아쉬움이다. 너무 많은 배우가 하나같이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바람에 오히려 하나의 강렬한 인상이 남지 않는 것. 영화를 본 뒤 드는 공허함도 이런'풍요 속 빈곤'때문이다.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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