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개 회원사가 엄혹한 현실을 타파하려면 대외 경험이 많은 협회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저를 뽑아주신 듯합니다. 공약을 철저히 이행하고 경과를 수시로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황영기 신임 금융투자협회장 당선인은 20일 오후3시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제 3대 협회장 선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당선소감을 밝혔다.
황 회장은 이날 선거에서 50.6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차기 협회장에 당선됐다.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은 39.4%,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은 8.3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협회장 선거가 1차에서 판가름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협회장 선거는 1차에서 재적 인원의 과반수 득표를 얻지 못하면 2차·3차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1차에서 당선자를 가리지 못하고 2차까지 선거가 진행된다.
황 회장이 금융권 전반에서 다양한 이력을 쌓은 점이 회원사들의 표심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은 KB금융지주 외에도 우리금융지주 회장, 삼성증권 사장,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말 협회장 후보로 등록하기 전까지도 협회 이사로 일해왔다. 선거 전 회원사 사장들 사이에서는 '정부 및 국회와의 교류를 생각한다면 황 회장이 적합한 인물이 아니겠느냐'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황 회장은 "선거 결과가 나오는 직전까지도 당연히 과반 이상 득표하는 것은 힘들다고 보고 2차 투표까지 진행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1차 투표에서 간신히 과반을 넘기며 당선됐다"며 "그동안 회원사들을 상대로 정책 추진 능력을 호소했던 점이 표를 얻는 데 기여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그동안 지주 회장, 증권 및 운용사 사장을 거친 경험을 살려 국회 및 정부와 교류를 활발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협회장 선거를 준비하면서 164개 회원사들을 만나서 업계 현실이 너무 엄혹하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들었다"며 "국회·정부·언론을 상대로 금융투자업계 발전을 위해 정책 제안을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자신이 내세운 공약들을 반드시 실천하고 회원사들을 상대로 수시로 경과를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 직후 행사에 참여한 업계 대표들을 상대로 공약을 철저히 실천하고 공약 이행 사항을 수시로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파생상품과 펀드 관련 규제 완화 및 폐지, 10년 이상 가입을 유지한 펀드 비과세 혜택 제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근 정부가 세수 부족으로 비과세 혜택을 줄이고 파생상품에 거래세 대신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려는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들이 실현되려면 협회의 대외 협상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황 회장은 "그동안 업계에서 쌓은 대외 협상 능력을 발휘해 금융투자업계가 좋은 제도 속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며 "더불어 국민 부를 축적하고 국민들이 행복감을 느끼도록 하는 금융투자 산업을 만들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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