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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선박보험 인수를 최종적으로 중단할 경우 국내 휘발유 값이 많게는 리터당 200~300원가량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란발(發) 리스크가 이미 지난 1~3월에 반영돼 추가 인상폭은 이보다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대(對)이란 제재를 발표한 EU가 7월부터 이란산 원유를 운송하는 유조선에 유럽 보험사의 보험 제공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유조선에 원유를 싣는 시간과 왕복기간을 감안하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이란산 원유 도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름값이 또다시 고공행진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대 이란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60달러대로 치솟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중단되면 국내 유가가 10~20% 정도 상승,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200원 정도 치솟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식경제부는 예상처럼 유가 급등세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두바이유는 3월14일 배럴당 124.2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해 18일 기준으로 배럴당 104.4달러 수준이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1~3월 두바이유 등이 크게 올랐는데 이는 이란 리스크가 선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실제 결과는 두고봐야겠지만 일정 부분은 이미 유가에 반영돼 있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실제 이란산 원유의존도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9.4%에 달했던 이란산 원유의존도는 올해 1ㆍ4분기 기준으로 7.6%까지 떨어졌다. 최근 들어 정유사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4~5월 비중은 더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싼 이란산 원유 도입이 줄어들면 가격 인상 요인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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