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가 진화하고 있다. 웹서핑이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기존 기능 외에 3D 방송 구현이나 동작 및 음성까지도 인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스마트'해 지고 있는 것.
11일 업계에 따르면 유선방송사업자(SO)인 씨앤앰은 신규 셋톱박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이 셋톱박스에는 동작이나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리모콘을 상하로 움직이면 볼륨이 조절되고 좌우로 움직이면 채널이 바뀌는 방식으로 조작이 가능해 진다. 또 음성을 통해 TV를 켜고 끄는 것과 함께 채널 전환도 할 수 있다.
지난 5월 자체 셋톱박스를 출시한 씨앤앰은 기존 셋톱박스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부가 장치를 장착해 기존 고객들도 신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씨앤앰 본사 직원 5명을 포함해 30여명의 외부 개발자들이 셋톱박스 개발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관련 업체와의 협업 방향도 구상 중이다. 고진웅 씨앤앰 부사장은 "기존 셋톱박스를 능가하는 새로운 상품 개발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께 관련 서비스를 시청자들이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CJ헬로비전, 티브로드, KT, LG유플러스와 같은 유선방송사업자 및 인터넷TV(IPTV) 사업자들도 조만간 셋톱박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중 CJ헬로비전은 이르면 올 하반기를 목표로 유선랜 뿐만 무선랜(와이파이) 환경에서도 이용 가능하고 3D 입체영상 및 동작인식이 가능한 셋톱박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티브로드의 경우 웹표준인 HTML5를 기반으로 한 운영체제(OS)를 탑재해 셋톱박스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끌어 모으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다소 출시 시기가 늦은 만큼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고품질 셋톱박스를 선보이겠다"며 "현재 이용자환경(UI) 등을 최적화 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 초에는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판도라TV가 다산네트웍스가 손잡고 콘텐츠에 특화된 셋톱박스 출시를 준비 중이고 휴맥스 또한 자체 셋톱박스의 국내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셋톱박스만 있으면 굳이 스마트TV를 사지 않더라도 기존 디지털TV에 연결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며 "높아지는 이용자 눈을 따라잡기 위해 셋톱박스에 특화된 다양한 기능 탑재가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인스탯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셋톱박스 시장은 오는 2014년 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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