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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경쟁력 확보하라] 업종·산업간 장벽붕괴 경쟁판도 바뀐다

기업들의 경쟁판도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전통적 경쟁 구도였던 동일 업종 내에서의 경쟁이 업종간ㆍ산업간 장벽의 붕괴로 점차 타 업종 또는 타 산업간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은 과거의 `우물안 경쟁`에서 탈피, 다가오는 미래의 `초경쟁(Hyper Competition)`에 대비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유수의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생산업체들과 미래의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냉장고, TV등 가전제품에 각종 정보기기들이 부착되고 통신기능이 추가되면서 컴퓨터와 별반 다를 게 없어지고 있기 때문.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있었던 2003년 전자쇼(CES)에서도 이러한 `디지털 컨버전스(Digital Convergence)`경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사인 SK는 자동차 후방산업을 강화하면서 자동차 생산업체인 현대ㆍ기아차 그룹을 긴장시키고 있다. 전국 3,700여개 주유소를 기반으로 중고차 매매, 경정비, 세차, 편의점, 물류정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는 SK는 자동차를 직접 만드는 것만 빼놓고 거의 모든 자동차 관련 사업을 장악할 태세다. SK의 도전을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현대차는 결국 텔레매틱스, 중고차 매매 등 자동차 후방산업 진출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통신업계 강자인 SK텔레콤은 지난해 말부터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은행 등 금융기관에 도전장을 던졌다. 휴대폰을 통해 송금, 자동이체, 공과금 지급 등의 금융 서비스를 통신 이용자들이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최근에는 아예 신용구매와 현금서비스까지 제공할 태세다. SK텔레콤의 도전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금융계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 제동이 걸린 상태이긴 하지만 통신과 금융간의 융합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되리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처럼 업종간 벽이 무너지고 경쟁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디지털화(Digitalization)와 규제완화(Deregulation)에 따른 영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터넷, 통신 등 기술발달에 따른 `경쟁 파괴`요인과 시장 개방과 경쟁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등 `제도적인 요인`이 종합적으로 결합된 결과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간의 경쟁 구도는 수년 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일 업종 내에서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뿐만 아니라 업종에 상관없이 소비자들에게 같은 효용을 제공하는 기업들 모두가 새로운 라이벌로 묶이게 되는 것이다. 남대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제 기업들은 동종업계로 제한된 시야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쟁 상대의 출현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이러한 판도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고서는 미래의 경쟁력 확보는 커녕 스스로의 생존도 장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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