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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금융개혁에 유럽 악재 까지… 美 증시'베어마켓' 들어서나

월가 조사 확대·규제강화 법안 통과 임박등 전방위 압박<br>다우지수 전고점서 10%이상 하락… 금융주 향방 관심

골드만삭스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7일(현지시간) 시민단체 등 참가자들이 골드만삭스 본사 앞에서 사기로 번 돈을 돌려줄 것과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뉴욕=블룸버그통신병도기자 do@sed.co.kr



#1.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1일 TV연설을 통해 월가의 과도한 리스크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자기자본투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볼커룰' 도입을 선언하자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2%나 급락했다. 증시의 두려움을 지수화한 공포지수(VIX)는 19.2% 폭등했다. 미국의 투자은행 규제방침은 연초 글로벌 증시의 최대 리스크로 부상했다. #2.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혐의로 제소한 지난 4월 16일.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전일 184달러에서 이날은 160달러로 13%나 폭락했다. 뒤이어 검찰조사 소식과 유럽 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주가 하락 폭은 더욱 확대됐다.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한달 동안 24% 떨어지면서 1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3. 미국 상원에서 공화당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뚫고 금융개혁법안이 통과된 지난 5월20일 은행주는 일제히 추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주가가 6.32%급락하는 등 24개 은행주로 구성된 KBW은행지수는 5.09% 떨어졌다. 정치권의 칼날이 월가를 겨냥하고 있다. 월가 금융회사에 대한 사법ㆍ금융 당국의 광범위한 조사와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금융개혁 법안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월가는 지난 4월 16일 SEC의 골드만삭스 제소를 시작으로 당국의 전방위 압박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특히 월가는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한 부실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 신세다. 미 금융권의 대 유럽 채권은 3조 달러를 웃돈다. 물론 그리스에 대한 직접 대출 은 별로 없지만 대출 규모가 많은 영국과 스페인 등을 통한 간접적 대출 리스크는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유럽 각국이 재정적자 축소에 나서자 유럽발 긴축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도 거품처럼 꺼지고 있다. 뉴욕 증시는 유럽 발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등 3대 리스크 외에 월가 개혁 코드라는 새로운 악재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모습이다. ◇금융주 급락 따른 베어마켓 진입 우려=뉴욕 증시에 드리운 조정의 그림자가 예상 외로 길고 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S&P 500지수는 지난 20일 3.9% 하락하면서 전고점 대비 12% 떨어졌다. 이미 상당한 조정을 경험한 셈이다. 다우지수 역시 전고점에 비해 10.2% 떨어졌다. 앞서 스토볼 S&P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말 증시보고서를 통해 "지난 4월 23일 전 고점 이후 S&P 500지수가 8% 이상 하락함으로써 '조정의 문턱'에 들어섰다"며 "앞으로 베어마켓(약세장)을 의미하는 15%까지도 주가가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 소재 투자자문사인 아틀랜틱 어드바이저의 토드 리처드슨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금융주는 장세를 주도해왔다"며 "앞으로 금융주의 향방은 짧은 조정에 그칠 지 아니면 고통스런 베어마켓에 진입할지를 가르는 풍향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뉴욕 증시의 랠리 출발점은 씨티그룹과 JP모건 등 상업은행의 대형 호재에서 출발했다. 2007년 말부터 이어져온 분기 적자 행진이 끝나고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실적을 통해 입증되면서 뉴욕 증시는 1년 이상 쉼 없이 달려왔다. 뉴욕 증시의 분위기를 180도 바꿔놓은 것은 골드만삭스에 대한 SEC의 제소. 유럽발 위기가 점점 확산되는 상황에서 골드만삭스 피소는 금융주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골드만삭스 피소 이후 지난 1개월 간 JP모건과 씨티그룹 등 미국의 5개 대형 은행 주가는 16~26%까지 떨어졌다. 이는 S&P 500지수 하락률(11%)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유럽 재정 위기와 미국 개혁코드의 휘발성을 반영했다. 뉴욕 증시 전 고점이 골드만삭스피소사건 및 유럽 발 재정위기 확산 시기와 겹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전방위로 확산되는 월가 단죄= 골드만삭스 피소의 파장은 의외로 컸다. 연방검찰과 뉴욕검찰 등 사법기관까지 내사에 착수하는 가 하면 SEC는 다른 분야로 조사를 확대했다. 월가는 금융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여론몰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점차 압박 강도가 높아지자 초긴장 상태다. 골드만삭스가 모기지관련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고객을 호도했다는 '사기혐의'가 적용되자 상품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는 골드만삭스 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골드만삭스 피소사건은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그의 예견대로 골드만삭스 조사는 시작에 불과했다. 곧이어 연방검찰의 골드만삭스 내사 소식이 전해졌고 불통은 모건스탠리까지 튀었다. SEC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주 정부가 발행한 지방채에 역 베팅한 월가 은행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뿐만 아니라 뉴욕주 검찰까지 월가를 겨냥하고 있다. 뉴욕검찰은 지난 12일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 등 8개 대형은행에 자료제출 명령서를 보내 신용평가회사와의 유착혐의에 대해 메스를 가할 태세다. 뉴욕 검찰의 이번 움직임을 두고 월가 비리와 일대 전쟁을 치른 2000년대 초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당시 앨리엇 스피처 뉴욕 검찰총장은 SEC와 공조를 통해 3년여 간의 끝질 긴 수사 끝에 대형은행은 물론 사모펀드와 보험사 등 월가 전방위에 걸쳐 투자자 호도와 사기, 내부거래 등 금융범죄에 철퇴를 가했다. ◇금융개혁 통과 임박=상원에 계류중인 금융개혁 법안의 통과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점도 금융권에 대형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일 상원을 통과한 법안은 지난해 12월 하원 통과법안과 절충이 남아 있어 최종 법안은 다소 유동적이지만 과거와 같은 고수익 추구 모델은 강력한 견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거래의 금지, 은행의 헤지펀드 운영 및 투자 불허, 소비자 보호청 설립, 파생상품의 규제 등은 대표적인 족쇄로 꼽힌다. 낙관론자로 알려진 존 프라빈 프루덴셜 글로벌 수석투자전략가조차 5월 투자보고서를 통해 "유럽의 위기와 미국의 금융권 규제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지속과 기업 실적 호조를 압도해 현금 비중을 늘여야 한다"며 "지역적으로는 유럽과 이머징마켓, 업종으로는 금융주 투자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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