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갈등이 양국 간 통화스와프 재검토로 확산되면서 채권을 비롯한 국내 자금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또 일부 민간기업 간 협력도 차질을 빚는 등 한일 외교갈등의 파장이 전방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08%포인트 상승한 2.95%를 기록했다. 국채 3년물 수익률이 2.9%를 넘어선 것은 지난달 19일 이후 한달 만이다. 국채 1년물과 10년물 수익률도 각각 0.07%포인트, 0.1%포인트 오른 2.93%, 3.21%를 나타냈다. 국채 5년물은 이날 0.08%포인트 상승한 3.06%를 기록하며 기준금리와의 역전현상이 해소됐다.
원ㆍ달러 환율 역시 전날보다 4원40전 오른 1,13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채권을 중심으로 자금시장이 크게 흔들린 것은 한일 통화스와프 재검토 가능성으로 외국인들이 국내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날 후지무라 오사무 일본 관방장관은 "한일 통화스와프 협정과 관련해 다양한 검토가 있다"고 밝혔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실망감과 미국 국채 상승에 따른 동조화, 한일 통화스와프 이슈가 뒤섞이면서 채권금리가 급격히 올랐다"며 "특히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대거 매도하는 등 한일 통화스와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한일 외교갈등은 민간기업들 간의 업무교류에도 먹구름을 드리웠다. 실제로 하나SK카드는 오는 22일 스미토모미쓰와 제휴카드 출시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기로 했지만 이날 돌연 취소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최근 한국ㆍ중국과의 분쟁이 훈풍을 타고 있는 증시나 외환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 일본 정부가 한일 통화스와프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스와프 협정이 실제로 중단될 경우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상승해 자동차ㆍ전기 등 수출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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