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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체인지 코리아] 마리 테레즈 르타블리에 파리1대학 교수

[해외 석학들이 제시하는 한국 인구문제 해법] <br>"가정친화적 근무환경 조성을"<br>양육정책 정부에 떠맡기기 보다 기업·지자체등 육아 공동협의 필요<br>출산율 제고위한 투자도 병행해야


"프랑스 정부는 수십년간 보육시설에 대한 투자와 양육지원을 돕는 법 정비를 점진적으로 진행해왔습니다. 유럽의 재정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저출산을 위한 투자만큼은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마리 테레즈 르타블리에 파리1대학 교수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록 유럽과 동양의 문화는 다르지만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공적 영역이 나서야 한다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 없다"며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 산하 인구 문제 싱크탱크인 국립인구문제연구소(INED) 연구원으로도 일하고 있는 르타블리에 교수는 "정부의 역할은 일과 가정이 조화를 이루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직접적•금전적인 지원은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가 상승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난해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2명에 근접해 유럽연합(EU) 국가들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특정 정책을 꼬집어서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결국 가정친화적인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화적 요인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사회 전반적으로 최상의 가치를 돈이나 명예•일이 아닌 아이에게 맞추는 경향이 점차 커지고 있고 부모, 특히 엄마가 일과 양육을 함께 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프랑스의 출산장려책을 모범 사례로 꼽고 있습니다. 프랑스 내에서 평가 받은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프랑스에서 출산장려는 중앙정부보다는 지방정부의 몫입니다. 지난 수십년에 걸쳐 양육정책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왔습니다. 프랑스에서는 1980년대부터 각 지방정부와 지역가정공동체, 기업 및 지역시민단체와의 육아 공동협의가 이뤄져오고 있습니다. 아이 양육이 단순히 어느 한 쪽의 몫이 아닌 모든 사회 구성원의 역할이라는 의미입니다. 2004년부터는 양육 분야에 투자하거나 일하는 부모에게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금감면을 크게 늘렸습니다. 중요한 건 어느 특정한 정책이 출산율을 특별히 제고했다기보다는 여러 정책들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한국에서는 부모가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데 대한 부담이 너무 큽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노동시간이 가장 깁니다. 프랑스의 경우 최근 들어 너무 적게 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지만 그래도 주 노동시간이 40시간을 넘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프랑스와 한국을 직접 비교한다는 건 힘듭니다. 2000년대 들어 프랑스는 양육서비스의 다양화(multi-accueil services)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일하는 방식, 시간대에 따라 다양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호응이 매우 높습니다. 이와 함께 회사는 근로자에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배려해야 한다는 계약을 맺을 것을 권고하는데 벌써 50곳 이상의 회사에서 근로자들의 양육을 지원해주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가정 친화적인 배려와 정책은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시켜가야 합니다.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복지를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적어도 프랑스에서는 복지예산, 특히 저출산 관련 예산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존에 투자하는 재원을 보다 효율적이고 성과가 나타나게 쓰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 프랑스에서 제기되는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기업의 참여를 끌어들이자는 논의입니다. 정부가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일-가정 양립의 비용 중 일부를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출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 출산율이 올라가면 생산가능인구가 늘어나고 이는 결국 기업의 이익으로 돌아갑니다. 또 일-가정 양립으로 근로자들이 가정에 충실할 경우 일의 능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기업에 보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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