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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 생활만 ‘24년’…유엔 北인권조사위원회 공청회 증언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mmission of Inquiry on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는 20일 연세대학교 새천년 홀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마이클 커비 전 호주 대법관, 소냐 비세르코 세르비아 인권운동가,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 등 COI 조사위원 3명이 북한에서 인권침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탈북자들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대담자로 나선 신동혁씨는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경험을 증언했다. 그는 평남 개천의 ‘14호 관리소’에서 태어나 바깥세상을 전혀 경험하지 못하다 24살 때 수용소를 탈출해 중국을 거쳐 남한에 정착했다.

신씨가 전한 그곳에서의 인권실태는 참담했다. 그의 가장 오래된 기억은 5살 때 목격한 공개처형이었다.“수용소에서는 일년에 두 번씩 공개처형을 한다. 죄수들을 긴장시키고 무서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 그런다고 생각한다. 많은 죄수들을 말뚝에 묶고 공개처형 총으로 쏴서 죽이거나 교수형으로 죽였다. 그때가 5살 때였다”고 증언했다.

신씨에 따르면 북한의 정치범들은 “죽어야 되는 사람인데 일 시켜서 생산물을 얻기 위해 목숨을 연장해둔 도구”로 인식된다. 이 때문에 수용소에서는 심지어 김정일 김일성에 대해서도 가르치지 않는다. 심지어 수용소에는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도 없다.

특히 가족들을 신고해 공개처형 당하게 한 대목은 충격적이다.“1996년 4월 5일쯤에 집에왔었다. 엄마와 형이 산으로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들이 탈출하려 한다는 생각에 소변보러 간다고 거짓말 하고 바로 학교로 뛰어가서 담당선생님한테 신고했다. 그 다음날 간수들이 와서 체포해 갔고 6개월 후에 저와 제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엄마와 형이 공개처형 당했다. 그 당시에는 가족을 신고한 것을 의무라고 생각했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믿기 힘든 증언이 이어지자 실제로 신씨의 얘기를 경청하던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은 “놀라운 얘기”라며 “사람들이 의심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씨는 “그런 질문도 여러 번 받아봤다. 거짓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눈에 보이는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족쇄에 묶였던 자국, 화상 입은 피부, 철조망을 넘을 때 두 다리에 입은 상처가 증거”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믿든 믿지 않든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고 강조했다.

마이클 커비 전 호주 대법관이 남한에서 탈북자들을 환영했냐는 질문을 던지자 신씨는 “미국, 캐나다, 영국의 탈북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한국처럼 탈북자 복지시스템이 잘 되 있는 나라는 없다”며 “그러나 일반 국민으로 봤을 때는 탈북자들에 대한 인식이 미국이나 서양에 비해서는 좀 떨어져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공청회는 20일부터 24일까지 총 5일간 연세대학교 새천년 홀에서 이어진다. 약 30명의 탈북자 30여 명이 정치범수용소, 고문과 비인간적인 처우, 성분차별, 등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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