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은 10일 '민간소득소비 패턴 변화와 소득중심 성장론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가계의 경상소득은 31.6% 증가했지만 소비지출은 22%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이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연은 주류·담배(-1.6%), 통신(8.9%), 교육(9.3%) 분야의 소비 증가율이 낮은 데 비해 보건(38.1%)과 가정용품·가사서비스(34.4%), 주거·수도광열(31.2%)의 소비 증가율이 높고 세부적으로는 개인연금보험 지출(127.0%)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경연은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이 낮아진 것은 2006∼2013년 비소비지출(조세ㆍ연금ㆍ사회보장)이 36.9%, 저축 및 부채감소를 위한 기타지출이 47.2%나 증가해 전체 지출 중 소비지출에 쓸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 결과라고 주장했다.
특히 2009∼2013년 해외직접구매(직구)는 190.0% 증가했고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나라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이 91.4% 증가한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추가로 소득이 증가하더라도 해외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경연의 한 관계자는 "연금처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지출 증가 등 소비성향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어 임금소득이 늘어도 내수로 연결되기 어렵다"며 "해외직구 증가세 등에 비춰 내수확대를 위해서는 병행수입 확대 같은 국내 소비여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또 2006∼2013년 가계소득은 30.6% 증가했지만 이 가운데 사업소득 증가율은 19.2%에 불과하다며 소득증대 문제는 임금 근로자가 아닌 자영업자 소득부진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소득 중심 성장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무리한 소득증대는 내수진작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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