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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불어넣는 하나금융

"경비 줄이고 성과없는 해외지점 문닫고"

"경비부터 줄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선 전무 이하 임원은 관용차를 운전기사 없이 직접 운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난 1월 당시 행장 직무대행이었던 김병호 하나은행장은 임원 세미나에서 이렇게 제안했다.

세미나 직후 김정태 회장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나금융은 지난달부터 본부장급 이상 전무급 이하 임원에게 운전기사를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영업 부문을 제외한 임원 대부분 본인이 직접 운전하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경비 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익을 크게 늘릴 수 있는 환경이 아닌데다 외환은행과의 통합이 지연,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돼 급한 대로 경비를 줄여보겠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0.4% 증가한 9,377억원에 그쳤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10% 내외의 순이익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홀로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게다가 지난해 지방세법 개정안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올해 내 합병할 경우 등록면허세와 자본증가분에 대한 과세 등으로 약 40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지난해 합병이 완료됐으면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이다. 게다가 등록면허세 75% 감면 혜택이 올해 종료되는 것을 감안하면 합병이 내년으로 미뤄질 경우 700억원이 넘는 세 부담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형편이어서 지난달 외환은행의 칠레 산티아고 사무소 철수 역시 글로벌 사업의 군살 빼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외환은행 칠레 사무소는 지난 2008년 한·칠레 간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로 세워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은행 중 칠레에 진출한 은행이 전혀 없어 외환은행 혼자 고군분투해왔지만 결국 문을 닫게 된 것이다. 하나금융 측은 대신 지난달 개소한 멕시코시티 사무소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중남미 시장은 브라질 현지 법인을 포함해 파나마 지점 등을 통해 공략해나갈 계획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산티아고 사무소의 영업점 전환 등을 검토하다 수지가 맞지 않다고 판단해 철수 결정을 내렸다"며 "멕시코는 기아자동차가 진출하는데다 미국과도 가깝기 때문에 멕시코시티 쪽에 힘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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