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생활필수품 가격이 국제 시세 보다 비쌀 이유가 없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13일 유통 및 생필품 제조업체들은 대통령의 발언 배경과 국제 시세 가격을 파악하며 ‘첫번째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분주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체들은 대체로 “대통령이 언급한 국제 시세의 기준이 모호해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표참조 농심 관계자는 "상품의 가격은 해당 국가의 여러 경제 요인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면서 "농산물 같은 생필품의 원재료는 국제 선물가격 시세 등을 참고할 수 있지만 최종상품은 그런 기준이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하소연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도 "스낵에도 빅맥 지수 같은 게 있다면 모를까 어떤 기준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당황스러워했다. 생활용품 업체들도 반응은 비슷하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방글라데시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제시세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의 샴푸가격이 비싸지만 스웨덴 등 북유럽이나 선진국 등을 기준으로 하면 삼푸가격은 저렴하다”면서 “한국의 샴푸 가격은 국제시세에 비해 대체로 저렴한 편”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생필품의 가격은 시장에서 형성되는 것”이라며 “자본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가격을 통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국제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서민 물가에 직접 연관돼 그 동안 국제가격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한 설탕·밀가루 등을 제조·판매하는 업체들은 주름살이 더 깊어진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밀가루와 설탕의 가격은 국제 시세의 각각 34~80%, 41~78%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부담이 점점 가중되는 상황이라 원가 절감 등을 통해 가격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필수품 52개 품목은 2008년 3월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지정한 것으로, 지난 9월 기상 이변 등으로 40개 품목의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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