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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영웅을 키우자] <3> 전문기업이 뛴다

"부품소재 기업 대형화해 수출 전사 육성"<br>수텍·TCC동양등 기술 국산화로 사상최대 흑자 일궈<br>대부분 영세… "M&A 유도·설비투자등 정부 지원을"

인봉수(오른쪽) 수텍 대표가 연구실에서 철강제품 표면검사장비인 고휘도 LED스트로보스코프를 시험 가동하고 있다. /사진제공=수텍


지난 2000년 창립된 수텍은 초기만 해도 종이컵 같은 인쇄물의 불량여부만 검사하는 영세기업에 불과했다. 인봉수 수텍 대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검사장비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냉연강판의 흠집이나 이물질 여부를 찾아내는 고휘도 스트로보스코프 개발에 뛰어들어 국산화에 성공했다. 당시 냉연강판의 불량상태를 찾아낼 수 있도록 빛을 쏘는 스트로보스코프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세계에서 3개 업체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2007년에는 방전관(Xenon)램프 대신 LED를 사용한 장비 개발에 성공해 기존 장비의 단점까지 보완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인 대표는 "장비가격을 30% 이상 낮추고 유지비까지 절감함으로써 수요기업인 포스코도 26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었다"며 "국산화작업을 통해 단순한 대기업의 하청업체에서 벗어나 전문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한우물만 파고든 부품소재 분야의 전문기업들이 잇따른 국산화를 통해 수출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부품소재가 사상 최대규모의 무역 흑자를 달성한 것도 바로 전문기업들의 탄탄한 기술력과 오랜 노력이 빚어낸 결실이다. 전문가들은 부품소재의 경우 제품 개발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길고 정교한 기술력이 필요해 전문기업일수록 뛰어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1959년 창립된 TCC동양은 50여년간 한결같이 금속 표면처리라는 한우물만 파고든 대표적인 장수기업이다. 이 회사는 1962년 통조림 등 식자재 포장에 쓰이는 주석도금강판 국산화에 성공한 이래 ITㆍ전자부품 소재에도 진출해 동도금강판, 라미네이트강판 등 10여가지 소재를 국산화함으로써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TCC동양은 지난해 2차 전지의 외장용 니켈도금강판을 독자 기술로 개발해 삼성SDIㆍLG화학 등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오랜 금속처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열처리 기술을 확보해 2차 전지용 니켈도금강판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올해 1만톤에 이르는 국내수요를 전량 수입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부품소재기업들의 규모가 작고 영세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소싱추세에 맞춰 대형화ㆍ글로벌화를 통해 혁신기술로 무장한 중견 수출전사를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독일이 중소기업의 저력에 힘입어 제조강국으로 자리잡은 것처럼 각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스몰 자인언츠'를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부품소재 전문기업 가운데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는 곳은 110개사로 전체의 3.1%에 머무르는데 반해 매출액 10억원 미만의 영세기업이 60%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부품소재기업간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전문화ㆍ대형화를 유도하고 업계 공동기술 개발이나 과감한 설비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녹색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전략분야에 대한 배려가 뒷받침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국가적인 차원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국이 범용제품을 앞세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좁혀 부품소재 분야에서의 샌드위치 처지를 벗어날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정책당국도 올해부터 '글로벌 300프로젝트'를 가동해 수출경쟁력을 갖춘 전문기업을 키우겠다고 나섰으며 연구개발비 지원, 신뢰성 검증과 수출상담을 통한 기술 상용화지원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김광호 부품소재팀장은 "범용제품의 경우 기본적으로 가격싸움이기 때문에 중국이 저가로 밀고 들어오면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전문기업으로 발전해야 국내 부품소재기업들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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