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개별주식의 선물상품이 연내 상장돼 거래가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개인 주식투자자들의 헤지 수단이 더욱 다양해지고 기관투자가들도 절대수익추구 펀드 등을 보다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개별주식 선물의 도입으로 매년 3ㆍ6ㆍ9ㆍ12월 두 번째 목요일에 맞는 주가지수선물ㆍ옵션 및 개별주식옵션의 동시만기일인 트리플위칭데이(세 마녀의 날)가 내년부터는 ‘쿼드러플(quadruple)위칭데이(네 마녀의 날)’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선물’ 등장=30일 증권선물거래소는 주식선물의 연내 상장을 목표로 작업을 추진 중이며 오는 11월 중 시험시장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은 삼성전자ㆍ국민은행ㆍ현대차 등 최소 3개 이상이 될 전망이며 우량주 중 예상수요가 많은 종목으로 국한한다는 방침이다. 류승규 증권선물거래소 상품개발총괄팀장은 “시가총액 상위의 업종 대표주 위주로 슬림화해 거래가 집중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과거 개별주식옵션의 최초 기초자산이었던 삼성전자ㆍ국민은행ㆍ현대차ㆍSK텔레콤ㆍ한국전력ㆍ포스코ㆍKT 등 7개 종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주식선물 1계약당 금액은 개별주식의 주가에 10을 곱한 가격이 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60만원이면 삼성전자선물 1계약의 가격은 600만원이 되는 것. 또 호가가격단위와 가격제한폭(15%)은 주식시장과 동일하게 하고 증거금 및 결제월ㆍ결제일ㆍ최종거래일ㆍ거래시간 등은 기존 선물ㆍ옵션상품과 동일하게 할 예정이다. ◇‘네 마녀의 날’ 온다=기존 트리플위칭데이가 개별주식 선물 만기일까지 겹치면서 ‘쿼드러플위칭데이’로 바뀌면서 만기일을 전후로 증시 움직임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네 가지 상품 모두가 한쪽 방향으로만 쏠린다면 만기일에 증시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지만 방향성이 서로 다르다면 상쇄효과가 발생하면서 변동성이 감소할 수도 있어 그 영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현재는 차익거래를 위해 주가지수선물과 현물주식 바스켓(한꺼번에 매매 가능하도록 15개 이상의 종목군)이 이용되고 있지만 개별주식이 활성화될 경우 주가지수선물과 주식선물 바스켓으로 차익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주식시장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활용방안 다양, 거래 활성화 전망=업계에서는 개별주식선물이 다양한 전략에 활용되면서 개인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가들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수요층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현물주식을 매수하고 삼성전자선물은 매도함으로써 주식매수에 따른 주가하락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다. 만약 반도체업황이 나쁠 것으로 전망된다면 삼성전자선물을 매도해 현물주식이 하락해도 수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전 연구위원은 “개인들은 주식을 빌려 파는 대차거래나 공매도와 같은 기법을 구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으나 주식선물을 통해 이와 유사하게 투자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가총액 상위의 대형 우량주 위주로 매매하는 기관투자가들도 보유하고 있는 개별주식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헤지 수단이 없었는데 앞으로는 개별주식별로 헤지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차거래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주식선물을 매매해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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