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 안팎에서 좀처럼 방향성을 잡지 못하면서 혼란스러워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연말로 보류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는 있지만 펀드환매 물량에 부딪혀 추가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수출 중심 업종의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들의 3ㆍ4분기 실적만으로는 확실히 방향을 잡았다고 판단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돌파할 대안으로 '배당주 투자'를 꼽는다. 배당이란 기업들이 거둬들인 수익을 주주들에게 일정 부분을 되돌려주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배당률이 높은 편이다.
12월 결산법인 배당주에 투자하려면 크게 두 가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우선 배당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배당의 규모는 기업의 실적과 배당성향 등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배당을 통해 현재의 주가 대비 어느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3곳 이상의 추정기관이 배당수익률을 제시한 기업들 가운데 KT의 배당수익률 추정치가 5.49%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4.61%), SK텔레콤(4.35%), KT&G(4.21%), S-Oil(3.71%), 지역난방공사(3.69%)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배당을 많이 해온 곳들로 올해도 배당규모를 예년과 비슷하게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배당수익률 상위 20개 기업 중 올해 추정치에서 상위 2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곳은 한샘, 한라비스테온공조, 두산, KCC, BS금융지주, 현대상사 등 6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도 올해 배당수익률 추정치 전체 순위에서 대부분 30위권 이내에 자리잡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높은 배당을 하는 종목들은 배당정책을 단기간에 바꾸지 않는다"며 "지금처럼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연말에 꼬박꼬박 배당을 하는 종목들에 투자하면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월에는 연말 배당을 노리고 투자를 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과거의 배당률과 올해 예상치를 꼼꼼히 비교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당주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투자시점이다. 인기 배당주의 주가는 통상 4ㆍ4분기부터 오르기 시작하다가 12월 말부터 이듬해 초까지 하향 곡선을 그리는 사례가 많다. 고배당을 받기 위해 단기 투자할 경우 너무 늦게 주식을 사면 배당금은 받을 수 있겠지만 자본손실을 볼 가능성은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아무리 늦어도 4ㆍ4분기 초반에는 고배당주에 투자를 시작해 내년 초에 매도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야 배당금을 받고 시세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10월께 배당주 투자의 성공확률이 높은 것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NH농협증권이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배당주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11, 12월에는 코스피200 수익률 대비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시기를 저울질 하는 게 번거롭다면 아예 배당주에 장기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배당을 중시하는 기업들은 주주가치에 신경을 쓰는 기업들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성장가능성만 높다면 몇 년 이상씩 보유할 경우 중간중간 배당수익은 물론, 시세차익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선오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연간수익률이 0%라 가정했을 때 배당주에 동일가중으로 분산투자하면 연간 약 12.7%의 초과수익 달성을 기대할 수 있다"며 "배당주에 장기투자하면 코스피 보다 안정적인 초과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 중소형 배당주는 김민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