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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이 창조경제 만든다] <10> 창업DNA 되찾아야

무에서 유 창조 '젊은 도전' 정신 되살려 성장신화 2막 쓰자<br>5대그룹 창업주 모두 20대에 기업 일으켜 숱한 실패 딛고 새 사업도전 경제강국 일궈<br>안정된 직장 안주하면 더 이상 성장 힘들어 기업가 꿈 심어줘 혁신형 청년창업 독려를

이병철 삼성 회장이 지난 1938년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창업할 당시 모습.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모습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을 비롯한 많은 1세대 창업가들은 20대에 사업가의 길로 뛰어든 후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대한민국 성장신화에 기여했다. /사진제공=삼성그룹



단돈 1만원으로 전세계 뒤흔든 한국인
숱한 실패 딛고 기적 일군 삼성 이병철 회장 도전 정신[기업가정신이 창조경제 만든다] 창업DNA 되찾아야

김흥록기자 rok@sed.co.kr













이병철 삼성 회장이 지난 1938년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창업할 당시 모습.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모습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을 비롯한 많은 1세대 창업가들은 20대에 사업가의 길로 뛰어든 후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대한민국 성장신화에 기여했다. /사진제공=삼성그룹


















무에서 유 창조 '젊은 도전' 정신 되살려 성장신화 2막 쓰자
5대그룹 창업주 모두 20대에 기업 일으켜 숱한 실패 딛고 새 사업도전 경제강국 일궈
안정된 직장 안주하면 더 이상 성장 힘들어 기업가 꿈 심어줘 혁신형 청년창업 독려를

24세.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5대 그룹 창업주들이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의 평균 나이다. 정주영 현대 회장은 23세 때 쌀가게인 경일상회를 열었고 이병철 삼성 회장은 26세 때 마산에서 협동정미소를 시작했다. 구인회 LG 회장은 22세에 협동조합을, 신격호 롯데 회장은 22세 때 일본에서 커팅오일 공장을 시작했다. 그나마 27세 때 직물회사를 시작한 최종건 SK 회장이 가장 늦다. 요즘으로 치자면 아직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인 나이에 1세대 창업주들은 사업이라는 꿈에 도전해 성공을 일궈낸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지난 1960~1970년대 급격한 산업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주도하는 산업정책, 잘살아보자는 사회적 분위기에 1세대 창업가들의 투철한 기업가정신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기반이 갖춰지지 않았던 시절 일찌감치 창업을 택했던 20대 기업가들의 도전이 한국을 세계 무역 1조달러,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5위 경제강국을 이뤄내는 데 기여한 것이다.

물론 1세대 창업주들이 사업을 시작했던 1930~1940년대와 2013년 현재 한국의 산업구조는 크게 달라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제성장을 위해 청년창업은 여전히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원규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과거 1세대들은 당시로 따지면 혁신형 기업가로 분류할 수 있다"며 "혁신형 기업가들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에서 유로, 창조에 도전한 20대 기업가들=경남 울주군에서 도립 종축장(품종을 기르는 목장) 기술자로 근무하던 19세 젊은이가 1941년 관부연락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우유배달을 하며 고학하던 젊은이는 7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재계에서 손꼽히는 그룹을 일궈냈다. 신격호 롯데 회장의 이야기다.

신 회장뿐 아니라 국내 주요 그룹 창업주들은 대부분 안정된 삶을 추구하기보다 일찌감치 기업가로서의 성공을 노렸다. 이병철 회장의 경우 일본유학 이후에도 취업에 뜻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선친에게 물려받은 1만원을 종잣돈 삼아 1936년 마산에서 정미소를 열었던 것이 첫 돈벌이였다. 최종건 회장은 예외적으로 선경직물주식회사 수원공장 공무부 견습기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27세 때인 1953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선경직물주식회사 공장을 정부에서 직접 매수하며 사업에 도전하게 된다.

눈길을 끄는 점은 우리나라 대표 기업가들인 이들도 현재의 청년 기업가들과 마찬가지로 20~30대 창업 초기 숱한 실패를 겪었다는 점이다. 신격호 회장은 사업이 한창 잘 풀리는 와중에 연합군 폭격기의 폭격으로 공장이 잿더미가 되는 악재를 만났다. 이병철 회장 역시 마산 협동정미소를 운영하며 운수회사까지 인수할 정도로 승승장구했지만 사업으로 번 돈에 은행 대출을 더해 매입한 땅이 중일전쟁 발발 등으로 가격이 하락하며 큰 실패를 맛봤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 역시 25세 때 설립한 수송회사 한진상사가 6ㆍ25전쟁으로 쓰러질 위기를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1세대 청년 기업가들은 다만 실패 이후에도 또 다른 사업에 도전했으며 이 같은 도전과 실패ㆍ극복의 과정은 결국 한국경제사의 성과로 이어졌다. 현재 국내 10대 그룹은 2011년 기준 58만명을 고용하고 653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성공적인 청년 창업으로 나타나는 경제적 효과는 이미 한국경제발전사에서 증명된 셈이다.

◇희석되는 청년 기업가정신, '창업이 늙고 있다'=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희망직업 1위는 초등학교 교사였다. 이를 이어 의사와 공무원, 중고교 교사, 회사원 등이 순위에 올랐다. 10위권에 기업가는 없었으며 안정적이고 위험이 작은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같은 성향은 결국 청년창업 축소로 이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실제 2012년 벤처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30대 창업은 2011년 19.5%로 2010년(19.3%)보다 소폭 늘었지만 2000년대 벤처붐이 일었던 시절의 54.5%와 비교하면 확연히 쪼그라든 모습이다.

창업 역시 혁신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손쉬운 자영업에 몰리는 추세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2000년대 들어 감소경향을 보이다 2011년 8월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다. 특히 29세 이하 청년들의 자영업 증가율은 지난해 1~5월 8.4%에 이르렀다.

정부 역시 부가가치가 낮은 자영업이 늘면 결국 국가경제에 부담이 되는 만큼 청년들의 혁신형 창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은 이와 관련해 "청년창업은 생계형 창업과 달리 기술창업을 수반하기 때문에 창업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며 "실업ㆍ저성장ㆍ고령화ㆍ양극화 등 국내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창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수혈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20ㆍ30대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의 비중이 5년 전보다 6%포인트 이상 늘어나는 등 일부 변화는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이 벤처업계의 시각이다. 제도보다 창업에 대한 정서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회원사 등 4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은 창업규제가 적은 나라 순위에서 7위를 차지할 만큼 높은 수준의 창업제도를 갖추고 있다. 다만 인식면에서 한국은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큰 국가 2위로 꼽혔다. 기업가정신에 대한 사회문화적 접근이 필요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원장은 "사업실패에 대한 부담이 높게 인식되면서 창업은 힘들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창업을 기피하는 것"이라며 "실추된 기업가정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단계부터 교육과정에 기업가정신 등을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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