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사진)씨가 방송작가협회를 탈퇴한 까닭(?)은.’ 김수현 씨의 작가협회 탈퇴를 계기로 방송작가협회 소속 드라마ㆍ비드라마 작가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협회의 ‘얼굴’ 격인 김수현 씨가 비드라마 출신이 이사장이 된 데 불만을 품고 협회를 나갔다고 알려지면서 이번에 협회를 분리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씨가 협회에서 지나치게 권력을 행사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임동호 한국방송작가협회 사무국장은 9일 “김수현 씨가 2월28~29일께 협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특별한 조치 사항이 없으면 탈퇴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김수현 작가는 방송작가협회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김 씨는 1987~1995년까지 협회 이사장을 지냈고 2004년부터 최근까지 협회 고문으로 활동했다. 따라서 김씨가 갑자기 협회를 탈퇴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 협회의 한 회원은 “김수현 씨는 지난 달 이사장 선거에서 자신이 미는 작가(드라마)가 선출되지 않자 이런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탈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수현 작가의 한 측근도 “이번 선거 과정에서 비드라마 쪽이 너무 많이 뭉쳐,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드라마 쪽에서 이사장을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절망감을 느끼셨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협회는 2월22일 회원 선거를 통해 다큐멘터리(비드라마) 작가 출신인 김옥영 씨를 이사장에 선출했었다. 김수현 씨의 협회 탈퇴시기와 그가 그 동안 협회에 공헌해왔던 점을 생각해보면 이 같은 이유는 충분히 설득력을 지닌다. 결국 이번 일은 이사장 자리와 협회 운영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를 둘러싼 ‘밥그릇’ 싸움에서 비롯된 셈이다. 협회 예산은 1년에 10억원 정도로 저작권 대행, 방송작가교육원 운영 사업 등을 하고 있다. 회원 수는 2,009명으로 이중 350여명이 드라마 작가다. 드라마 작가인 한 회원은 “저작권료 수입의 1~40위는 드라마 작가”라며 “협회가 드라마 작가의 저작권 대행료로 운영되다시피 하는데 드라마 작가에게서 돈을 걷어 비드라마 작가의 복지에 쓰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김 씨의 탈퇴를 계기로 협회를 분리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드라마 작가인 한 회원은 “지금 협회의 모습은 육상선수와 수영선수가 같이 있는 꼴”이라며 협회 분리를 시사했다. 하지만 회원 수의 상당수가 비드라마 작가인 상황에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는 임원진 구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 동안 협회 이사장은 드라마 작가들이 독점할 정도로 비드라마 작가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또 김수현 씨가 자신의 명망을 이용, 협회를 지나치게 좌지우지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협회의 한 회원은 “김 씨는 예전에도 이사장 선거 때 자신이 미는 사람이 되지 않자 협회를 나갔다가 다시 가입한 적도 있다”며 “협회 작가들의 선거로 뽑힌 사람을 두고 보이콧을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윤금 KBI 연구원은 “공적 영역인 협회를 개인적인 이익 때문에 탈퇴하는 것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수현 씨는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집필을 돕고 있는 이은정 작가를 통해 “작가협회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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