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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4월 21일] 다문화와 다언어방송

지구가 하나의 마을처럼 촘촘히 엮이고 있다. 특히 정보와 소비문화의 면에서는 세계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예전에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외국의 대중문화들이 유입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유선방송을 통해 거대한 문화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 유행하는 미국 드라마 열풍은 단순한 여가를 넘어 생활양식 그 자체를 흡수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전개는 영어에 대한 강조에 그치지 않고 젊은이들로 하여금 글로벌한 세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로 까지 귀결되고 있다. 바로 여기서 다문화교육이 전개된다. 이주민 자녀 문화 정체성에 도움
다문화교육의 목적은 한 국가 내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종ㆍ민족 등 모든 문화집단에 대한 이해를 촉진, 차별이나 편견을 줄이고 균등한 교육기회와 문화적 선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문화라고 하면 흔히 동남아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을 연상할 것이다. 대다수의 언론이 결혼이주여성의 어려움 등을 이야기할 때 다문화가정을 언급하다 보니까 ‘다문화’ 자체를 연민의 대상으로 여기기 일쑤다. 지금은 국제화를 넘어 세계화 또는 초국가화가 진행되고 있다. 다문화 사회의 안착을 위한 많은 방법이 많이 있겠지만 전 세계를 단시간에 하나로 엮을 수 있는 뉴미디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으로 보인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주노동자ㆍ결혼이민자 등이 실질적으로 학습하고 실천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 방송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제작해 케이블TV를 통해 송출한 이주노동자의 방송 MWTV와 이주민 커뮤니티 성격이 짙은 인터넷 방송, 소출력 라디오 방송 등이 그간 지상파TV를 대신해왔다. 여기서 더 나아가 최근 씨앤앰구로케이블TV의 ‘옌볜뉴스’를 비롯해 요리프로그램을 방송할 씨앤앰경기 케이블TV, 아리랑TV의 어린이영어퀴즈쇼, 스카이라이프의 오디오음악방송 등 한층 진화된 프로그램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뉴스와 사회적 주제 등을 다룬 데 이어 아시아국가의 다문화, 아시아 각국어로 진행되는 음악방송 등 뉴미디어에 편승해 발전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일련의 프로그램을 보면 이주민들을 한국사회와 문화에 흡수ㆍ통합하려는 동화주의적 성격이 강하다. 특히 갓 한국에 들어온 결혼이민자나 이주노동자의 경우 한국어가 서툴기 때문에 언어나 문화장벽에 부딪혀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어에 능통하지 않은 외국인들의 한국사회 적응과 한국문화 이해를 위해서 다언어방송이 필요하다. 다언어방송이 실현되면 결혼이민자나 이주노동자 자녀들이 그들 부모의 언어를 방송을 통해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민자들의 자녀 가운데 부모의 모국어와 영어를 둘 다 잘 구사하는 학생들의 학교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다언어방송은 이주민 자녀의 문화적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고 이주민들의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창구다. 방송을 통해 이주민들의 축제나 음식 등이 소개되고 자막에 한국어가 서비스된다면 서로 다른 문화를 알 수 있는 문화적 교류의 공간도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4월에 선보인 MWTV의 경우 그 해 8월부터 ‘다국어 이주노동자 뉴스’를 격주단위로 방영했는데, 처음에는 5개 국어로 시작하여 지금은 10개 국어로 집회ㆍ세미나 등 이주노동자와 관련된 일을 다뤄왔다. 정부 인프라·예산 지원해야
그러나 작년 겨울부터 시민방송인 RTV에 ‘이주노동자 세상’과 다국어 뉴스를 제공하고 매달 500만여원을 받았으나 정부의 정책변화로 RTV 사정이 어려워 지원이 끊어져 제작비 충당이 어렵게 됐다. 다국어 뉴스는 2달 정도 멈췄다가 다행히도 아름다운 재단의 지원 덕분에 3월 초 방송을 재개했다. 이제 다국어 뉴스는 한달에 한번 꼴로 방송되는 셈이다. 다문화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정부는 다언어방송과 관련해 어느 정도의 인프라를 제공하고 거기에 필요한 최소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이는 외국인들만이 아니라 한국인들이 문화적인 감수성을 다양하게 키워가는 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이 같은 방송을 각각의 나라들에서 접할 수 있다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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