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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브 유] 유업계, 희귀질환자용 분유·유아식 맞춤생산… 불황에도 사회공헌

<5·끝> '착한 우유' 세상을 밝히다

수익성 악화 심화 불구 수년째 '밑지는 장사'

환자 가족캠프 후원… 식이요법·요리방법 전수

소아간질 치료 특수조제식 만들어 무상지원도

매일유업의 대사이상 환우를 위한 특수분유

지난해 7월 충남 덕산에서 열린 ''PKU 가족캠프''에서 환우와 가족들이 활짝 웃고 있다. 매일유업은 1회부터 이 캠프를 후원해 식이장애를 겪는 이들에게 맞춤형 식사요법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매일유업

남양유업의 미숙아 분유

남양유업의 소아간질 치료식 케토니아

태어난 지 갓 1년이 된 이혜민(가명)양은 페닐케톤뇨증(PKU)으로 불리는 선천성 대사 이상을 앓고 있다.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어 하루에 500㎎ 이상의 페닐알라닌(단백질 속에 있는 아미노산)을 섭취하면 안 된다. 과다 섭취할 경우 뇌 질환은 물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신생아 5만명 중 1명꼴이라는 이 희귀질환을 앓는 혜민양은 어릴 때부터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편식 아닌 편식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매일유업의 선천성 대사질환자용 분유는 혜민양에게 큰 힘이 된다. 이 제품은 몸에서 페닐알라닌을 분해하지 못하는 희귀병 영유아들을 위해 맞춤 제작된 '착한 분유'다. 매일유업이 인구보건복지협회에 해당 제품을 원가에 가깝게 납품하면 혜민양을 비롯한 선천성 대사 이상 환우들에게 무상으로 지원된다.

사실 제품을 생산하는 매일유업으로서는 수익성 면에서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희귀질환인 만큼 이들을 위한 특수분유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번 시설을 가동하면 생산공정 특성상 일정 규모 이상의 특수분유를 만들어야 한다. 총생산량의 극히 일부만 수요자가 소비하고 나머지는 폐기될 수밖에 없다. 제품개발비·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제외하고 매일유업은 연간 1억원이 넘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경제적 효율성만 따졌다면 벌써 사업을 접었을 것"이라며 "수익이 나지는 않지만 먹거리 제약이 많은 PKU 환아들을 위해 어느 누군가는 짊어지고 가야 할 몫으로 여기고 17년여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도는 원유와 매출 저하로 유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지만 특수분유 등 소수의 희귀병 환자를 위한 특수식품 제조는 수년간 이어지며 소외계층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업성이 거의 없어 적지 않은 손실을 감수해야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무 일환으로 '특수분유' 제조사업은 브랜드이미지 제고 차원에서도 유업계에 보탬이 된다.

매일유업은 지난 1999년부터 PKU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를 생산하고 있다. PKU를 포함한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위해 특정 아미노산은 제거하고 비타민과 미네랄 등 영양성분을 보충한 특수분유 8종, 10개 제품을 자체 기술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국내 16명뿐인 단풍당뇨증 환아를 위한 분유도 만든다. 제품 특성상 제조과정에 수작업이 필요하고 판매량도 연간 3,000캔에서 최대 9,000여캔에 불과해 손실이 불가피하다. 수익성을 생각하면 진작 접었어야 하지만 국내 대표 유제품 업체라는 책임감과 자긍심 때문에 이를 만들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 같은 아미노산 대사이상 질환용 특수 유아식을 개발, 생산하는 업체는 매우 드물다. 덕분에 환아 부모들은 17년째 한 캔에 6만원을 호가하는 수입 특수분유의 절반 가격으로 해당 제품을 구매해 먹거리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특수분유 생산과 함께 매일유업은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주최하는 'PKU 가족캠프'에 2001년부터 해마다 후원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모유는 물론이고 밥이나 빵·고기 등 음식을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평생 저단백 식사를 하며 살아가야 하는 PKU 환우들에게 이에 맞는 식이요법과 조리방법 등을 알려주며 멘토 역할을 한다.

남양유업도 소수를 위한 먹거리 개발 노력에 오래전부터 팔을 걷어붙였다. 남양유업은 의약품 제조공정인 GMP 수준의 철저한 위생설비와 최고의 기술 노하우를 투입해 케토니아·미숙아분유·호프알레기 등 환아들이 먹는 특수분유를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남양유업이 김동욱 인제대 교수, 김흥동 연세대 교수 등 연구진과 함께 개발해 2009년 특허출원한 난치성 소아간질 치료식인 '케토니아'는 남양유업의 이 같은 연구개발 노력의 결정체다. 케토니아는 난치성 간질의 발작 증세를 멈추고 장기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케톤생성 식이요법을 환아들의 가정에서 편리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특수 개발한 제품이다. 세계 최초 액상 형태로 개발돼 고형식 섭취가 불가능한 영유아들의 간질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소아간질 치료용 특수조제식인 케토니아를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에게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특수분유 개발을 사회공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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