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멜라민 파동'이 뉴질랜드산으로까지 번지자 식품업계는 안전한 원료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멜라민 파동으로 인해 최고조에 달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줄이면서 보다 안전성을 갖춘 원료로 대체할 수 있는 공급원을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멜라민이 검출된 뉴질랜드산 락토페린 대신 네덜란드나 독일산 등 유럽산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남양유업측은 "완제품에서 멜라민이 나오진 않았지만 소비자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럽산 등 안전한 산지에서 원료를 수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유식 '아기밀' 에 뉴질랜드산 락토페린을 써왔던 일동후디스와 파스퇴르유업 등도 뉴질랜드산 원료 수입을 중지하는 대신 호주 등 제3국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제과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상후 롯데제과 대표는 식품공업협회 CEO 조찬회의에서 "가급적이면 중국산 원료를 쓰지 않겠다"며 호주나 뉴질랜드 산으로 원료를 교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리온은 최근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비스킷류에 들어가는 시즈닝(조미료) 원료를 중국 현지 제품에서 조달하는 것을 중단하고 싱가포르산으로 교체했다. 한국네슬레는 '킷캣' 등 수입 과자에 대해 중국산 수입을 중단하고 네슬레의 전세계 유통망을 이용해 동남아, 일본 등으로 수입선을 바꾸기로 했다. 휘핑크림에 중국산 유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삼양사도 대체 수입선을 검토중이다. '옥수수수염차'의 원료로 연간 약 3,000톤의 중국산 옥수수를 수입하는 광동제약은 중국산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불신을 우려해 원료 산지를 조만간 백두산으로 바꿀 예정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다른 지역을 검토했으나 브라질산은 지방이 너무 많고 미국산은 GMO(유전자변형) 등의 문제가 있어 백두산 근처 길림성에서 생산되는 원료로 바꾸고 제품에 이를 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업계에 부는 '차이나 프리 (China free)' 바람이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류비나 생산량 등을 고려할 때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혹시나 중국이 이를 빌미로 원료 가격을 올리거나 제품 수출 때 트집을 잡는 등 보복 행위가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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