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들이 예상하는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채무불이행 위험)이 사상 최대로 높아졌다. 그동안 중기 대출을 꺼렸던 은행들은 올 1ㆍ4분기에는 대출태도를 완화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기의 신용위험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마당에 실제로 대출태도가 누그러질지는 미지수다. 6일 한국은행이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면담 조사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59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1999년 1ㆍ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플러스면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다는 뜻으로 중소기업이 채무를 갚지 못할 위험이 커질 것으로 은행들이 보고 있다는 의미다. 중기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2ㆍ4분기 34, 3ㆍ4분기 47, 4ㆍ4분기 56 등으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신용등급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경영환경 악화 등으로 기업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은행들이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도 전 분기 25에 이어 올해 1ㆍ4분기 31로 높아졌고 대기업도 28에서 31로 뛰었다.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기조는 지난해 말보다는 다소 누그러들었지만 여전히 대출심사를 까다롭게 하겠다는 은행들이 많았다. 올해 1ㆍ4분기 중기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전 분기(-26)보다 다소 높은 -16을 나타냈다. 대출태도 지수가 플러스이면 ‘대출 완화’를, 마이너스면 ‘대출 억제’를 하려는 은행이 많다는 뜻이다.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28로 전 분기(-38)보다는 높아졌지만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경계감과 중기 지원에 따른 대출 재원 부족으로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중소기업은 정책당국의 기업 유동성 지원 정책의 영향으로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대출태도 강화세가 누그러질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대출태도 전망치는 -16으로 전 분기(-26)에 비해 크게 나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중기 신용위험이 높아졌지만 이는 경기침체와 연관된 은행들의 체감도로 실질적 부도율은 아니다”라며 “당국의 기업 유동성 지원 정책과 은행의 전략 등에 따라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대출태도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