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진정세로 접어들면서 주식시장에서 수혜주와 피해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수혜주로 각광 받던 마스크, 백신, 손 세정제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하락한 반면 메르스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피해를 입었던 항공, 여행·레저, 유통 업종 등은 모처럼 반등했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항공주인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전 거래일 대비 5.58% 상승한 6,430원에 장을 마쳤다. 메르스가 발생하기 직전 7,000원대였던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메르스 여파로 여객 수요가 줄어들자 5,600원까지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6월 탑승객 수(20일 기준)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7% 감소했다. 대한항공(003490)도 이날 3.96% 상승한 3만9,350원에 장을 마쳤고 저가항공주인 AK홀딩스(006840)(7.34%), 티웨이홀딩스(004870)(8.22%) 등도 상승행렬에 동참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외국 관광객의 한국방문 취소가 이어지고 있지만 메르스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어 항공주가 펀더멘털에 선행해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행주도 강세다. 하나투어가 4.12% 상승했고 모두투어(4.69%), 레드캡투어(5.65%) 등도 상승 마감했다. 메르스 여파로 영업을 잠정 중단했던 호텔신라(008770)도 시내 면세점 낙찰 기대감까지 겹치며 4.74% 급등한 11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이마트(139480)(3.54%), 롯데쇼핑(023530)(2.49%), 현대백화점(069960)(2.74%) 등 유통주가 소비 위축 완화 가능성에 상승했고 메르스로 인한 방문객 수 감소세가 완화되고 있다는 증권사 분석에 카지노 업체인 강원랜드(035250)도 1.51% 상승했다.
반면 메르스 수혜주로 각광을 받던 백신주, 마스크 및 손 세정제 생산업체 등은 줄줄이 하락했다. 메르스 발생 이후 50% 가까이 올랐던 백신개발업체인 진원생명과학은 9.43% 하락한 1만2,000원에 장을 마쳤고 제일바이오(052670)(-7.54%)도 하락했다. 마스크 생산업체인 케이엠과 오공, 손 세정제 업체인 파루도 동반 급락했다.
최승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스가 누그러진다면 주식시장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추경 편성 및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이 주식시장을 받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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