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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9월 27일] 원정협상에서 기죽지 마라

세계 클럽축구 최고를 가리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는 원정골 우선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A라는 팀이 홈에서 1-0으로 이기고 원정에서 1-2로 져도 원정경기에서 넣은 골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 이는 원정경기의 어려움을 감안해 같은 1골이라도 홈경기 보다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안방에서 열린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한 것만 봐도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알 수 있다. 축구 이야기를 꺼낸 것은 외교무대에서의 협상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까닭에서다. 통상적으로 양자 협상에서는 아쉬운 쪽이 상대국을 찾아 나서기 마련이다. 직접 현지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기 위함이다.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해 한국과 캐나다 양국 전문가 간 기술협의가 27~28일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서 열린다.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에 재개되는 양자협상이다. 하지만 우리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는 데 왜 캐나다에서 협상을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절차에서 우리가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노파심도 생긴다. 특히 일본도 최근 자국 쇠고기 시장 개방을 위해 미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어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국토교통상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에게 "20개월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 수입 쇠고기 월령제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해 일본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협상도 일본이 아닌 미국에서 열리는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물론 "이달 중 캐나다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제의가 있었고 절차와 형식을 떠나 현지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들어보자는 취지"라는 농림수산식품부의 핵심 실무자 말처럼 협상을 어디에서 갖느냐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다. 다만 쇠고기 시장만큼은 원정협상이라고 해도 정부가 강조하는 것과 같이 정치적인 논리 위에 국민들의 '안심'까지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협상 책임자들이 반드시 새겨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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