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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PC산업 '위기'…프리미엄 브랜드로 승부해야
입력2005-04-26 08:55:17
수정
2005.04.26 08:55:17
조립 PC 업체 성공신화 현주컴퓨터 부도
국내 중소 PC 업체인 현주컴퓨터가 25일 PC 산업전반의 채산성 악화로 인한 경영난으로 최종 부도 처리됐다.
조립 PC 업체에서 출발해 매출 3천억원이 넘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던 현주컴퓨터의 성공 신화는 이로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으며 이것은 국내 PC 업계의 위기를 상징하는 사건이 됐다.
현주컴퓨터는 지난 2001년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뒤 방만한 경영과 경영권 분쟁등으로 내홍을 겪은 뒤 지난해 1백82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인한 자본잠식(자본금의 100분의 50이상)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파국'을 예고했었다.
그러나 현주컴퓨터의 부도는 내부적인 요인보다는 PC 사업 전반의 경영환경 악화라는 외부적 요인이 결정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국내 중견 PC 업계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인해 세계 시장에서 마진을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린데다 고급 브랜드 전환의 기회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 관계자조차도 "100만원짜리 데스크톱 1대를 팔면 마진이 겨우 1천원에 불과한 실정"이라면서 "소비자들에게 고급 이미지로 각인된 노트북의 마진은 그나마조금 나은 편이지만 최근 노트북마저 가격파괴가 진행되고 있어 PC 산업 전반의 경영환경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브랜드 노트북 PC의 가격은 지난해말 100만원대가 무너진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70만원대 브랜드 노트북이 출시됐고 용산 전자상가와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60만원대 노트북이 나올 정도로 급격한 가격인하가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PC 산업 전반의 환경 악화로 국내의 대표적인 PC 업체인 삼보컴퓨터도 지난달 자본잠식 위기를 겪기도 했다.
IBM마저 개인 PC 부문을 중국의 레보노사에 매각했을 정도로 PC 산업은 세계적으로 '사양산업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인건비 등 국내의 제조원가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업체들이 단순하게 중국과 경쟁하는 것은 무의미한 상황에 도달했다"면서 "국내 업체들이 세계적인 PC 양극화 추세에 맞춰 프리미엄 브랜드로 과감하게 전환해야만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하고 있다"면서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없어 시장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즉 국내 PC 업체들이 중국과 치열한 가격 전쟁을 치르기보다는 IT(정보기술) 강국이라는 '코리아'의 이미지를 활용해 중국과는 다른 가격대에서 선진국의 브랜드 PC 업체들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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