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제조ㆍ수출 전문기업인 한세실업은 기업들이 불황으로 신음하는 요즘 콧노래를 부른다.
한세실업은 올 2ㆍ4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91% 늘어난 2,369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83.62% 증가한 16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3ㆍ4분기에도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한세실업의 3ㆍ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SPA(제조ㆍ유통 일괄화 의류) 브랜드 자라와 H&M 등 신규 바이어 주문 확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8%, 16.8% 증가한 3,421억원, 268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자개발생산(ODM) 의류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이 회사는 갭, 아베크롬비&피치, 랄프 로렌 등 미국 대표 브랜드에 연간 1조원 가까이 수출하는 알짜 기업. 한세실업은 '미국인 3명 중 1명은 한세실업의 옷을 입습니다'라는 광고로 유명하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2억장이 팔렸는데 미국 인구가 3억1,380만명이니 맞는 말인 셈이다. 현재 8개 해외 법인에 3만명,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포함하면 약 5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명실공히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용백 한세실업 사장은 "패션 기업들이 불황으로 움츠리는 사이 한세실업은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투자와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며 한 단계 높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일례로 한세실업은 당장 다음달부터 신공장인 베트남 제3공장 부분 가동을 시작한다. 내년 하반기 완공이 목표지만 주문 증가에 따른 생산량 증대를 위해 일부 라인을 먼저 가동할 정도로 풀가동을 자랑한다.
베트남 3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라인 120개를 신규로 확보함으로써 베트남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담당하게 되며 한세실업의 전체 생산능력은 20%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간 4,500만장의 의류를 생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세실업의 지난해 매출액 9,724억원 중 절반가량을 베트남 1ㆍ2공장에서 올렸으니 베트남 3공장의 의미는 실로 크다. 이 사장은 "아울러 미얀마 생산기지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이 미얀마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즉시 본격화할 방침으로 이미 직원도 상주해 있다"고 귀띔했다.
한세실업이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이 사장은 ▦자라 및 H&M 등 다변화하는 매출처 ▦원사 부문에서의 안정된 공급 ▦디자인 자체 개발능력 ▦베트남 생산성 증가 ▦수익성 높은 니트 분야의 성장 등을 꼽았다.
그는 "전체 100조원 가까운 미국 의류 시장에서 한세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까지 1%에 불과하다"면서 "최근 유럽 패션 브랜드와 거래를 튼 만큼 성장성도 갖췄고 가격과 품질 면에서 톱 클래스 대접을 받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한세실업은 매출액이 올해 1조원을 돌파하고 오는 2015년까지 약 15억달러(1조7,5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를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8월 유아ㆍ아동복 브랜드 '컬리수'를 보유한 드림스코 인수를 시작으로 다른 브랜드 인수도 물색하고 있다. 컬리수는 국내 180개 매장에서 500억원을 벌어들이는 브랜드로 이미 중국에서는 최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60개 매장이 포진해 있다. 중국에서 컬리수를 앞세워 매년 50여개씩 매장을 늘리며 유통 채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현재 투자나 인수합병을 위한 실탄은 충분하다. 2,000억원 정도의 현금성 자산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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