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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16년만에 최대 위기
입력2011-12-18 18:20:37
수정
2011.12.18 18:20:37
10년이상 끌어온 DDA 진전없고 FTA 급증으로 위상 갈수록 약화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지 16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8차 WTO 각료회의가 사흘간의 일정을 마쳤지만 10년 이상을 끌어온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은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WTO는 올해 협상 타결을 위해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했지만 농산물ㆍ공산품ㆍ서비스 등 전 분야에서 아직도 주요국 간 합의를 이루지 못하며 추진계획이 물거품됐다. 이제 남은 선택은 DDA 협상 실패를 선언하든지, 아니면 앞으로 2∼3년 더 협상을 지속해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문제는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의 신뢰는 크게 손상될 것이라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금까지 어떤 다자무역협상도 DDA 협상처럼 종료시한을 6년 이상 넘긴 적이 없다"며 "더구나 1990년대 초 종료된 우루과이라운드와 비교할 때 의제 면에서 DDA 협상이 특별히 더 어려운 것도 없는데도 각국 간 경제권력의 재분배와 이에 따른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으로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각료회의를 마친 회원국 대표들은 정치적 결의를 담은 지침을 통해 "DDA를 타결하려는 온갖 노력에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며 "DDA 협상의 모든 요소가 가까운 장래에 일거에 타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혀 DDA협상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처럼 DDA 협상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양자 및 지역무역협정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WTO체제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다자간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비롯해 옛 소련에 속했던 러시아와 벨라루스ㆍ카자흐스탄 등이 유라시아경제연합(EEU) 창설에 합의하는 등 협정 체결이 급증하고 있다.
FT는 "지난 10년간 쏟아부은 노력이 아깝기는 하지만 지금이라도 DDA 협상을 포기하고 WTO 본연의 업무인 국가 간 무역 분쟁 조정 및 심판역할을 보다 충실히 하는 것이 그나마 WTO의 신뢰를 유지하는 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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