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조은서양 "친구들처럼 마음껏 햄버거 먹고 싶어요"

■7개 장기 동시이식으로 새 생명 얻은 7살 소녀 조은서양<br>음식 먹으면 토하는 희귀질환, 작년 10월 수술 뒤 재활에 매진<br>나날이 좋은 회복세에 퇴원 앞둬… "모두의 노력이 만들어낸 기적"

김대연(오른쪽) 서울아산병원 소아외과 교수가 밥을 먹는 조은서양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친구들처럼 햄버거를 마음껏 먹어보고 싶어요."

태어날 때부터 위ㆍ소장 등이 제 기능을 못해 먹는 족족 토해버리는 바람에 영양제 수액에 의존해오던 조은서(7)양은 요즘 이 같은 소망이 이뤄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만성 장 가성 폐색증후군이라는 선천성 희귀질환을 앓아온 조양은 지난해 10월12일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에서 9시간에 걸쳐 제 역할을 하지 못하던 자신의 간ㆍ췌장ㆍ소장ㆍ위ㆍ십이지장ㆍ대장ㆍ비장 등 7개 장기를 떼내고 다른 사람의 것을 이식받는 대수술을 받은 뒤 순조롭게 회복 중이다.

조양은 수술 후 4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뗐고 1개월 뒤에는 6년 넘게 맞아온 영양주사를 끊고 식사로만 영양섭취를 할 수 있게 됐다.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긴 뒤에도 나날이 회복세를 보여 퇴원을 앞두고 있다.

정상적인 사람은 음식물 섭취 후 활발한 장운동을 통해 음식을 소화하고 영양분을 흡수하지만 만성장폐색증후군 환자는 장의 운동 자체가 없어 음식을 먹으면 토하고 칼로리의 30% 정도밖에 흡수하지 못한다. 나머지 70%는 주사제로 영양을 보충한다. 국내 환자가 10명 안팎에 불과하고 지금까지 알려진 1년 생존율은 87%, 4년 생존율은 70% 정도다. 장기이식만이 유일한 완치법으로 알려져 있다.

조양은 2005년 미숙아로 태어나 만성장폐색증 진단을 받은 뒤 4세도 안 돼 꼬인 위를 원상 복구시켜 주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장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항문으로 대변을 보지 못해 결장우회수술을 받고 영양주사에 의지해왔다. 하지만 영양주사 치료를 계속 받으면 혈관이 손상돼 사망 위험이 커지고 2년 전부터는 간 손상이 심해져 조양은 장기이식이 시급했다.



주치의인 김대연 소아외과 교수는 16일 "소아 장기이식은 혈액형, 장기의 크기 등의 문제 때문에 성인 장기이식보다 훨씬 어렵고 성공 확률이 낮지만 조양의 경우 장기를 기증한 소아 뇌사자와 많은 부분이 적합해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생존 확률이 낮은 희귀질환자에게 장기이식으로 완치 가능성을 열어줘 매우 기쁘다. 조양의 삶에 대한 의지와 의료진 모두의 노력이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덧붙였다.

3개 이상의 소화기계통 장기를 동시에 이식한 것이나 만성장폐색증후군을 7개의 동시 장기이식으로 치료한 것 모두 이번이 국내 처음이라고 한다.

조양의 어머니 김영아(33)씨는 "천천히 밥 먹는 연습을 하면서 다시 건강한 웃음을 찾은 조양의 모습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