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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김문수 무상급식에 담긴 정치학

원칙론 vs 행정력…朴 대항마 판가름<br>吳 "전면 반대" 시의회와 충돌…金 "부분 반대" 도의회와 절충 모색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수도권 광역단체장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여권 대권주자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무상급식 실시와 관련해 엇갈린 입장과 행보를 보이면서 두 주자 간의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독주양상을 보이며 섣부른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보다는 이 두 주자의 경쟁에 더 주목하기도 한다. 새해 첫 언론사 대권주자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오 시장과 김 지사는 오차범위 내 한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한참 앞서나간 여권 내 유력주자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서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두 사람은 야당의 공약으로 반향을 일으킨 무상급식 실시에 대해 접근방법이 다르다. 오 시장은 전면반대, 김 지사는 부분반대이다. 오 시장은 '포퓰리즘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무상급식 관련 예산안 처리를 놓고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서울시의회와 충돌을 벌이면서 원칙론자의 이미지를 높여나가고 있다. 반면 김 지사는 서울시의회와 마찬가지로 여소야대인 경기도의회와 마찰을 빚기보다는 무상급식 실시의 합리적 방안을 찾기 위해 조율하면서 자신의 행정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권 내 박 전 대표 대항마는 오 시장의 원칙론과 김 지사의 행정력에 대한 여론 평가로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 시장, 소신일까 고집일까=오 시장은 새해 들어서도 서울시의회와 싸우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서울시 신년 하례식에서 "전면 무상급식이야말로 '현금 나눠 주기식' 과잉복지이고 복지 포퓰리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30일 시 의회가 단독 처리한 무상급식 예산 695억원에 대해 "시장의 동의가 없는 불법예산은 집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정치인인 그가 유독 무상급식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오 시장의 선택은 일단 보편적 복지에 우려를 느낀 유권자를 결집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오 시장과 가까운 서울 출신 한나라당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복지를 들고 나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를 우려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오 시장은 그들의 여론을 잡은 것"이라면서 "중앙정치 무대에 있지 않은 주자인데도 자기 색을 분명히 하면서 지지를 확인하고 여권 주자 중에서는 제일 정체성을 명확히 했다"고 평했다. 하지만 오 시장의 소신이 고집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면 무상급식은 찬성하는 여론이 존재한다는 게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나타났는데 이를 거부만 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소리다.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오 시장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밥 먹이는 예산에 그동안의 입장을 바꾸는 데 뭐가 그리 어려운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오 시장이 시의회가 통과시킨 예산을 집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청구와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 지사, 떠오를까 가라앉을까=김 지사는 최근 사석에서 "오 시장이 무상급식으로 의회와 붙은 것은 기사가 되고 내가 정치력을 발휘해 경기도 의회와 예산 400억원으로 친환경 급식 합의한 것은 박수 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똑같이 지방자치단체장을 맡은 대권주자지만 서울과 경기도라는 지역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는 김상곤 교육감이 되자마자 무상급식에 반대해 계속 싸웠고 올해 예산에서는 우수 농산품을 급식에 사용하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친환경 급식 예산에 합의했는데 일반인들이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 관련법을 고쳐 처음 학교 급식을 도입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 무상급식 논의에서 찬성은 민주당 등 야권이, 반대는 오 시장 등이 가져간 상태다. 그는 전면 무상급식은 반대하되 친환경 무상급식을 주장했던 야권 주장의 일부를 수용했다. '무상급식 찬반' 어디에도 들어있지 않은 그의 주장은 뚜렷한 자기 색깔을 드러내기 쉽지 않은 것이다. 다만 '도정행보가 대권행보'라는 그의 평소 발언처럼 경기도를 매끄럽게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대권주자 점수 쌓기에 도움이 된다는 해석도 있다. 친이명박계의 한 인사는 "60~70%에 가까운 중간층 민심은 막판에 변화무쌍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벌써 박근혜 대항마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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