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살아나고 있다는데 일자리는 도리어 줄어들었다. ‘고용 없는 경기회복’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8ㆍ31 부동산종합대책’의 영향으로 건설업의 취업자가 5개월 만에 감소한 것이 불안하다. 통계청이 13일 내놓은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실업률은 3.6%로 전달과 같았지만 1년 전에 비해서는 0.2%포인트 올랐다. 계절요인을 고려한 실업률도 4.0%로 전달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9월에는 통상 실업률이 떨어지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4개월 연속 40만대를 웃돌며 햇살을 비췄던 일자리 증가 수도 지난 9월에는 23만9,000명(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8월의 46만5,000명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청년층 취업자 수에 적신호가 켜졌다. 15~29세의 취업자는 435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4.8% 줄어들었다. 2003년 5월에 5.5%가 줄어든 후 28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이 걱정이다. 5월 2.7%, 6월 3.5%, 7월 4.7%, 8월 3.9% 등으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던 것이 9월에는 0.7% 줄어들었다. 고용시장의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인 ‘구직 단념자 수’, 즉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아예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은 1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는 3만1,000명 늘었으나 전달보다는 2만5,000명 감소했다. 통계청은 고용동향이 이처럼 부진했던 이유를 ‘추석 효과’ 탓으로 돌렸다. 추석 때는 원래 일자리를 찾아보던 사람도 뒤로 미루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경기회복 분위기를 감안하면 ‘추석 효과’만을 원인으로 삼기에는 미흡하다. 자칫 고용과 경기가 따로 노는 상황이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8ㆍ31 대책 이후 가라앉고 있는 건설업 동향은 경기 전반에서뿐 아니라 고용 부문에서도 활력이 생길 수 있을지 보여주는 키워드로 작용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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