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2000선 아래서 본격 투자할 것” 국내 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개인 자금이 언제 증시로 본격적으로 들어올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8.18포인트(0.83%) 오른 2,216.00에 장을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2,200선을 넘어섰다. 전 거래일인 지난 22일 3,362억원어치를 사들였던 개인은 이날도 775억원을 사들이며 외국인과 함께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데 힘을 보탰다. 이달 들어 개인들은 1조4,175억원을 사들이며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지난해 12월 5,463억원어치 순매도했던 개인들은 연초 이후 ▦1월 1조3,962억원 ▦2월 1조6,759억원으로 매수강도를 높였으나 일본 대지진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3월 한달간 2조4,148억원어치 팔아치웠다. 하지만 이달 들어 하루 평균 833억원 정도를 사들이고 있어서 국내 가계자금이 본격적으로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증시 주변을 맴도는 대기 자금은 연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1일 현재 투자자 예탁금은 16조5,523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조8,499억원이 늘어났다. 예탁금은 글로벌 악재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로 2~3월 14조원선으로 내려갔으나 최근 주가가 신고가 랠리를 펼치면서 지난 19일 사상 최대 규모인 17조4,314억원까지 급증하기도 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이달 들어 1조958억원이 늘어나면서 44조6,59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가계의 금융자산 가운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 예금의 증시 유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골드만삭스증권은 “가계 총 금융상품 가운데 예금비중이 67%에 달해 사상 최고치”라며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금리는 제로 상태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배분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또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0월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의 누적 유출액이 30조5,401억원으로, 꾸준한 자금 유입이 이어졌던 2007년5월~2008년9월 누적 순유입액인 31조9,227억원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앞으로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 규모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일단 주가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고객과 일대일로 만나는 일선 지점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민호 삼성증권 반포지점 과장은 “추가 투자에 대한 문의는 있지만 실제 투자에 나서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며 “투자시기를 저울질하며 관망세를 보이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주가가 현 수준에서 최소 5~10% 조정을 받아야 개인들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부동산 시장 위축, 저축은행 부실 등으로 마땅한 대안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가계 자금은 당분간 증시 주변을 맴돌다 증시가 조정양상을 보일 경우 본격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신명준 하나대투증권 서초지점 차장은 “2007년에는 투자자들이 차익실현 후 은행 또는 부동산 등으로 옮겨갔지만 대안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지금은 환매 자금을 CMA에 넣고 투자 시점을 타진하는 분위기”라며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 2,000선 아래서 매수 시점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2,000선 아래에서 조기 환매 했던 투자자들 역시 자금을 CMA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넣어두고 단기 조정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추격 매매는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민호 과장은 “종목별 차별화 장세에 온도차를 느끼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지만 가격 부담 때문에 선뜻 주도주 투자에 나서지는 못하고 투자시기만 저울질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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