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오는 2012년까지 유예된 소득ㆍ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안을 철회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하면서 그에 따르는 세수 증대 효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2013년 소득ㆍ법인세 최고세율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연간 3조7,000억원(법인세 3조2,000억원ㆍ소득세 5,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감세가 철회되면 매년 3조7,000억원만큼 줄어들 세금이 더 걷히게 된다는 얘기다. 정부가 지난 9월 내놓은 중기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2013년 거둬들일 국세는 총 221조1,000억원. 매년 5%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나온 수치이긴 하지만 이대로라면 당장 3년 뒤 국세수입은 224조8,000억원으로 증가한다. 구체적인 세목 추계예상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2011년도 소득ㆍ법인세 81조4,958억원(소득세 40조397억원ㆍ법인세 41조4,561억원)에 내년 세입증가율 10.2%를 내후년에도 그대로 대입한 뒤 3조7,000억원을 더할 경우 2012년에는 소득ㆍ법인세로 93조원 이상을 거둬들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ㆍ법인세 증대가 재정건전성에 미칠 효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겉으로는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추산에 따르면 2014년 국세수입은 241조7,000억원. 여기에 세외수입ㆍ기금수입 등을 합친 재정수입은 385조~39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세율 인하 철회에 따라 늘어나는 세수가 3조7,000억원인 만큼 소득ㆍ법인세 인하철회 효과는 전체 재정수입의 1% 미만에 그친다. 그러나 재정수지로 놓고 볼 경우 2013년에 6조2,000원 적자가 예상됐던 만큼 적자규모는 2조5,000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소득ㆍ법인세 최고세율 인하가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감세항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감세규모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윤진식 의원에게 제출한 '이명박 정부의 연도별 감세현황'에 따르면 현 정부 집권기간인 2008~2012년에 줄어드는 세수는 총 64조6,000억원인 것으로 전망됐다. 자료에 따르면 소득ㆍ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조치로 2013년에는 2012년 대비 3조7,0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나라당의 인하 철회가 현실화될 경우 2013년에는 세수감소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2013년 이후 경기가 상승기조 국면을 탈 경우 세수증대효과는 정부 추산 3조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 년 법인세가 올해보다 12.4%, 소득세가 7.5%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은 경기회복 및 기업실적 상승, 그에 따르는 명목임금 증가와 고용 확대 등 때문이다. 물론 세금부담이 늘어나면서 투자가 줄고 이로 인해 경기회복이 다소 둔화될 수도 있다는 게 재계의 주장이지만 세율인하가 유예된 내년에도 10% 이상 소득ㆍ법인세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