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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與지도부에 힘실어 줬나

"무리말라" 언급..4대입법 영향 주목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3일 밤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를 청와대 관저로 불러 만찬을 함께하면서 "당이 잘 돌아간다"고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천 원내대표가 국가보안법 등 쟁점법안에 대해 합의처리키로한 `4인 대표회담' 결과를 설명하자 "안되더라도 무리하지 말라"며 "세상사가 자기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천천히 가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모든 것은 당과 국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당정분리원칙을 강조한 뒤 "국회가 정상화된 것은 잘 된 일"이라고 평가했다고 참석자들이전했다. 청와대측은 노 대통령의 이런 언급에 대해 "일반론적인 말씀이지, 4대 입법을직접적으로 얘기한 것은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현재 당지도부가 처한 사정을 감안하면 노 대통령의 언급은 여러가지로의미심장하게 해석될 여지는 충분하다. 먼저 "당이 잘 돌아간다"는 덕담은 당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측면이 강하다. 국회를 정상화시키고, 4대입법 처리를 위해 여야 4인회담이라는 협상의 틀을 만들어낸 당지도부의 협상노력에 손을 들어줬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안되더라도 무리하지 말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연내 처리를 강력히 주장하며 국회에서 농성까지 벌이고 있는 여당내 강경파에게 에둘러 전하는 메시지로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연내라는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국민의 여론을 업고 순리대로 4대입법의 처리를 가져가 달라는 주문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인 셈이다. 노 대통령이 "이거다"하고 꼭 집어서 4대입법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당정분리'철학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원려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은 "내 생각에는 정국전반에 걸쳐 조금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얘기를 당과 일정한 거리를 둔 입장에서 던진 것이고, 이를 어떻게 수용해 현실정치에 반영해 나갈 것인가는 전적의로 여당의 몫으로 넘긴 것이라는 해석이다. 결국 일종의 정치적 선문답으로도 보이는 이날 노 대통령 발언의 `진의'가 무엇이었는지는 24일 재개되는 여야 4인회담에서 제시될 여당의 입장에 어느정도 투영될전망이다. 여당 지도부가 4대입법의 연내처리에 유연성을 발휘하거나, 농성중인 당내 강경파가 일정부분 목소리를 낮춘다면 `노심(盧心)'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게 되는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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