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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이재용의 '삼성 금융'] '카드+전자'로 글로벌 공략… 화재 등 해외금융사 인수도 잰걸음

삼성카드, 전자 노하우 접목해 해외 방판사업 채비<br>"삼성페이 키우자" 美 카드사 CEO와 잇단 회동도


이재용(오른쪽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과 창전밍(〃 세번째) 시틱그룹 동사장(董事長·회장 격)이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금융사업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이건희 삼성 회장은 제너럴일렉트릭(GE) 출신의 최치훈 현 삼성물산 사장을 삼성카드 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금융에 제조업의 영업력을 이식시키기 위해 애썼다. 삼성 금융사는 이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우리 금융산업의 태생적 한계 탓에 삼성전자 같은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 바통을 이어받아 '삼성 금융'의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올릴 근본적인 해법을 고민해왔다. 컨설팅사를 통해 삼성화재 등을 오랫동안 정밀 진단하기도 했다. 이는 지금까지 수면 아래에서 진행돼왔다. 저금리와 시장환경 악화 속에서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등이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바람에 하드웨어적 힘을 키우기도 쉽지 않았다. 대신 지난해 말까지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과 조직정돈을 통해 내실을 기하는 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확 달라졌다. 금융산업의 변화가 극심하고 핀테크를 중심으로 금융과 정보기술(IT)의 이종교배가 진행되면서 삼성이 금융에서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금융과 제조업의 융복합' '공격적인 해외 인수합병(M&A)' 등을 투트랙으로 삼아 제조업을 넘어 금융 분야까지 영토를 확장하는 작업에 본격 돌입한 것이다.

◇금융·제조업 연계로 시너지 창출=현대캐피탈은 계열사인 현대자동차를 통해 엄청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선진화한 '선단식 경영'인 셈이다.

하지만 삼성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엄청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사들의 경우 이를 이용하지 못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전자의 글로벌 능력을 금융에 이식시키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아쉬워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화재에 꾸려져 있는 금융일류화팀이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 가운데 하나도 이 부분이다.

실제로 삼성 내부에서는 금융과 제조업의 교배작업이 이뤄지는 모습이 속속 엿보이고 있다. 삼성카드의 경우 삼성전자의 힘을 이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방판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고객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전자나 금융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다"며 "삼성전자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삼성카드에 접목시켜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각도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 부회장의 금융과 관련한 보폭이다.



이 부회장은 급진전하고 있는 핀테크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한국을 방문한 세계 최대 전자결제 시스템 회사인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을 만나 핀테크와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문제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 때 현지 카드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잇따라 만나며 삼성페이의 발전방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모바일 결제가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금융을 통해 제조업의 유통까지 섭렵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는 점을 이 부회장 스스로 인식한 셈이다.

◇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 해외 M&A 적극 추진='이재용식 금융산업'의 또 다른 큰 줄기는 공격적인 해외 업체 M&A를 통한 경쟁력 강화다.

삼성생명은 이미 진출해 있는 중국과 태국 시장에서의 연착륙을 시도하는 동시에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흥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M&A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이미 해외 업체 여러 군데를 놓고 인수기업 후보를 물색하고 있으며 상당한 진척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25일(현지시간) 창전밍 시틱(CITIC)그룹 동사장(董事長)을 만난 것도 이 같은 줄기와 연관돼 있다.

그룹 내에서는 자산운용사에 대한 M&A의 필요성도 속속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 소식에 밝은 한 소식통은 "금융을 키우려면 자산운용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이를 단시일 내에 이루기 위해서는 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그룹 고위인사들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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