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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야드의 16번홀(파4). 13번홀까지 버디만 4개를 뽑아내 선두로 뛰어올랐으나 14, 15번홀 연속 보기를 범한 이미나(24)의 드라이버 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 막판 우승 다툼이 치열한 긴박감 속에 자칫 가파른 내리막을 탈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을 맞은 것. 그러나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의 이미나는 웨지를 휘둘렀고 벙커를 떠난 볼은 핀 1.5m에 붙었다.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이미나는 까다로운 17번홀(파3)과 긴 18번홀(파5)을 파로 잘 막아내 결국 우승컵을 높이 쳐들었다. ‘준비된 강자’ 이미나가 마침내 LPGA 정상에 서며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 3관왕 출신 이미나는 18일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해먼드플레인스의 글렌아버코스(파72ㆍ6,544야드)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BMO캐나다여자오픈(총상금13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우승컵을 안았다. 강지민(코닝클래식), 김주연(US여자오픈)에 이어 한국군단의 시즌 세번째 우승. 올 들어 코닝클래식과 HSBC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이미나는 이로써 데뷔 첫해 정상에 오르며 LPGA투어에서 우승을 일궈낸 13번째 한국선수가 됐다. 우승상금 19만5,000달러를 받은 그는 상금랭킹 7위(64만3,933달러)로 껑충 뛰어 올랐다. 특히 이미나는 청주 상당고 동기동창인 김주연(24ㆍKTF)이 US여자오픈을 제패한 지 3주만에 우승을 일궈내 기쁨이 더했다. 마지막 홀 ‘기적의 벙커 샷’ 버디로 우승을 결정지은 김주연처럼 이미나도 천금의 벙커 샷이 우승의 발판이 됐다는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이날 선두 재니스 무디(스코틀랜드)에 3타 뒤진 공동5위로 경기에 나선 이미나는 무디가 제자리 걸음을 걷는 사이 착실히 타수를 줄이며 추격전을 벌인 끝에 역전극을 연출했다. 첫 승을 기대했던 정일미(33ㆍ기가골프)는 15번홀에서 이미나와 공동선두를 이뤘지만 16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며 꿈을 접었다. 그러나 정일미는 17번홀 버디로 1타를 만회해 미국무대 최고 성적인 공동3위(합계 7언더파)에 오르는 수확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미나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캐서린 헐(호주)이 3타를 줄여 1타차 2위(합계 8언더파)를 차지했고 선두였던 무디는 17번홀까지 1타를 잃은 데다 버디를 잡으면 연장으로 갈 수 있었던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공동6위까지 내려앉았다. 이미나는 “오늘 경기를 시작할 때는 우승을 꿈도 못 꿔 편안한 마음이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긴장이 됐다”고 털어놓은 뒤 “2홀 연속 보기를 한 뒤 아직 홀이 많이 남아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힘내자고 속으로 주문을 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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