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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12월 8일] 도시에 농어촌을 심는다

우리 삶에 농어촌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부모님의 고향, 넓은 들판에 펼쳐진 논밭, 아니면 텅 빈 마을에 노인들만 남아 힘들게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곳 등 각자의 경험에 따라 그 이미지는 다를 것이다. 짐작하건대 그 이미지가 아주 밝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농어촌의 이미지를 사람들이 복작거리고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정부의 구상이 지난 2일 발표됐다. '더불어 사는 도시와 농어촌'이라는 비전을 가진 '도농교류 5개년 계획'이 그것이다. 도농교류는 1980년대 민박과 관광농원 등 개인 농어촌 휴양사업에서 마을단위의 농어촌 체험관광으로 이어졌고 체험마을ㆍ테마공원 등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이번 5개년 계획은 그 시각을 조금 달리해 도시와 농촌이 서로 공존해야 한다는 도농 상생의 비전에 입각해 있다. 대도시에서 농어촌을 홍보할 수 있는 '도농교류 안테나 숍' 설치와 '생활 속 도시농업 모델' 발굴이 도농 상생의 대표적인 예이다. 안테나 숍은 농어촌 체험과 휴양ㆍ전원생활 등 농어촌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와 상담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일종의 도심 속에 세워진 농어촌 홍보관인 셈이다. 일본 도쿄에도 30개 안테나 숍이 세워져 해당 지역의 관광지를 홍보하거나 직거래 장터 역할을 한다. 또 자라나는 세대가 우리 농어촌을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팜스쿨(farm school)'을 운영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도시 학생이 농어촌 학교에 6개월 이상 체류하면서 다니는 '농어촌 유학'도 추진한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농어촌 문제도 결국 사람의 문제다. 1863년 세계 최초로 지하철을 도입한 영국 런던에는 아직까지 바닥이 나무로 된 오래된 차량들이 남아 있다. 쇠로 된 새 차량으로 바꿀 수도 있겠지만 그대로 운행한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도 자연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한 배려 덕분이다. 이런 마음 때문에 1970년대부터 영국 농촌 느끼고 관심을 지역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게 아닐까. 우리도 바쁜 일상에서 농어촌을 항상 옆에서 가진다면 언젠가는 옛날 장터처럼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농어촌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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