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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돼지와 인간

돼지장기·생리특성 사람과 비슷<br>간·심장·신장등 이식기술 개발중


지난해가 '결혼의 해'인 쌍춘년(雙春年)이었다면 올해는 '출산의 해'가 될 것 같다. 올해가 600년 만에 찾아온다는 '황금 돼지해'라는 속설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60년마다 돌아오는 정해년(丁亥年)으로 정(丁)은 불(火)을 의미하므로 '붉은 돼지해'라고 한다. 여기에 음양오행을 고려해 600년 만에 돌아오는 '붉은 돼지해'를 '황금 돼지해'라고 하는데, 사실 근거 없는 상술로 보는 게 타당하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돼지를 매우 길한 동물로 여겨 돼지꿈을 꾸면 재물이 넘치고 먹을 복이 있다고 봤다. 이런 관념이 올해 아이를 낳으면 재물 복이 넘치고 길할 것이라는 생각이 예비 산모들에게 출산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듯싶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돼지' 하면 둔하고, 더럽고, 욕심 많은 짐승을 떠올린다. 하지만 돼지의 날쌘 동작은 호랑이의 민첩한 행동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앞으로 돌진만 하는 줄 알았던 돼지가 급정거도 하고, 방향 회전에도 능숙하다. "지저분하다"는 생각 또한 잘못된 편견이다. 돼지는 매우 청결한 동물로 스스로 배분장소와 잠자리를 구분해 깨끗한 곳에서 잠을 자고, 정해진 곳에만 배설을 한다. 어디 먹기만 잘 하는 줄 아는가. 보기와 다르게 돼지의 지능은 개보다 높다. 이 같은 사실은 애완용으로 기르는 돼지를 보면 잘 이해가 되는데, 돼지는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소리로 언어적 의사소통을 하면서 그들의 감정을 표현한다. 돼지는 인간과 식성이 유사하고, 장기의 해부학적 구조나 생리특성이 인간과 가깝다. 이 때문에 돼지장기를 이용해 간ㆍ심장ㆍ신장ㆍ폐 등 장기질환자의 장기를 교체하고자 하는 '이종장기 생산'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돼지의 세뇨관 세포를 사용한 장치 및 인공혈액 여과장치를 조합한 회로를 만들어 몸 밖에서 혈액을 순환시키는 등 신장의 여과 뿐 아니라 능동 수송ㆍ대사ㆍ내분비 기능까지 대체할 수 있다. 현재는 돼지의 장기 이식을 통한 당뇨병 치료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단계다.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안전하게 이식하는 단계가 되려면 향후 10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우리에게 여러 부위를 제공해 주는 돼지가 이제는 뛰는 염통, 간도 기꺼이 내줄 걸 생각하니 정말로 깊은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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