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과 라인 등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계가 잇따라 게임 업계와 손잡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올 초만 해도 모바일 SNS의 최대 화두는 가입자 확보였지만 이제는 모바일 게임 매출을 앞세워 본격적인 수익모델 발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지난 7월 '게임하기' 서비스를 통해 출시한 모바일 게임 '애니팡'은 최근 가입자 1,500만명을 넘어섰다. 동시 접속자수는 200만에 달하고 하루 평균 매출도 2억원에 이른다. 기존 국산 소셜네트워크게임의 대표주자였던 컴투스의 '타이니 팜'과 JCE의 '룰 더 스카이'의 매출이 1억원 안팎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달하는 규모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열풍에 힘 입어 최근 가입자 6,000만명을 돌파하며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과 달리 실적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가입자가 늘수록 서버 운영비 등 유지비용은 늘어난 반면 이를 상쇄할 마땅한 수익 모델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비스 초기인 지난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17억원과 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작년에도 매출 18억원에 152억원의 적자를 거두는 등 누적 적자만 21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애니팡을 앞세운 모바일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카카오는 올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톡이 모바일 게임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자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NHN도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라인은 올해 주요 모바일 게임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10여종의 모바일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NHN은 라인을 통한 모바일 게임 출시가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일본에서 선보인 퍼즐 게임 '버즐'은 이미 가입자 1,0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연말에는 라인 가입자가 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KB투자증권은 라인의 가치를 3조7,000억원으로 추산하면서 향후 2년 내에 매출액이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 메신저 3위 마이피플을 운영하는 다음도 연내에 모바일 게임 플랫폼 '다음 모바게'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다음 모바게에는 30여종의 게임을 제공 중인데 이를 100여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다음은 모바일 게임을 앞세워 모바일 메신저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아온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메신저가 게임 업계의 화두로 부상하면서 기존 자체 게임 플랫폼에 주력했던 컴투스와 게임빌도 속속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컴투스는 최근 카카오폭에 '더비 데이즈'를 공급한 데 이어 이르면 다음달에는 라인에도 모바일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빌도 NHN재팬과 업무협력을 체결하고 연말까지 라인을 통해 신작 게임을 대거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모바일 메신저시장이 게임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게임 업계에는 기대만큼 성과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앱스토어 등에 게임업체가 게임을 공급하면 30%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70%는 고스란히 가져가지만 모바일 메신저를 거치면 70% 중 30% 가량을 다시 수수료로 지급해야 되기 때문이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게임 업계가 잇따라 모바일 메신저와 제휴하면서 당장 이를 통한 매출 자체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결국에는 중간 유통 과정을 한 단계 더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장이 커질수록 실질적인 영업이익률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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