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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대 누비는 미술가 정연두 "보여줄 게 더 많다" "21세기에는 미술가들이 작업하는 분야의 장르를 구분할 필요가 없습니다. 생각을 실현하려다 보면 회화나 조각을 넘어 공연과 영화가 미술과 접목하기도 합니다." 젊은 작가 정연두(40)씨가 미술과 공연ㆍ영화를 결합한 신작 '시네매지션(Cine Magician)'으로 하반기 일본과 미국 등 세계 미술계를 공략한다. 출국에 앞서 26일 기자들을 만난 정씨는 "마술사 이은결씨가 무대에서 공연하고 관객들의 감상 장면이 실시간으로 촬영돼 무대 뒤 스크린에서 동시에 보여지는, 영화가 미술과 합쳐진 형식의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관람객은 동시에 영화의 등장인물이 되고 눈에 보이지만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블랙맨'과 난무하는 마술적 트릭(속임수) 속에서 의식과 실제의 괴리, 허구적 사실성, 극도의 긴장감을 모두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정씨는 2007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고 지난해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작품을 구입해 소장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인 '오늘의 젊은 작가' 자리까지 꿰찬 미술계의 기대주다. 신작은 이달 말 일본 '요코하마페스티벌'에서 정식으로 첫선을 보이고 오는 11월에는 뉴욕 '퍼포마비엔날레'에서 완성작이 공개된다. '퍼포마'는 매년 11월 뉴욕에 150개 공연단체가 모여 20일간 펼치는 예술축제로 정씨는 이 중 10개 팀을 선정한 초대전에 뽑혔다. 이어 올해 말과 내년 2월에는 워싱턴의 미국 스미소니언재단 갤러리에서 최근작들을 전시한다. 아시아 현대미술을 조망하는 이곳이 백남준을 제외하면 한국 작가로는 정씨를 처음 선택한 것이다. 이 외에도 내년 1월까지는 미국 휴스턴미술관, 5월에는 산타바버라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선보인다. 6월에는 프랑스 엠마뉴엘 페로틴 갤러리에서 전시를 연다. 이 갤러리는 영국의 데미안 허스트, 일본의 무라카미 다카시 등 세계 정상급 작가를 보유한 곳이다. 정씨는 "일상을 소재로 하되 관심과 진지함으로 접근한 다양한 장르의 새로운 작품들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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