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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 하는데 국내 기름값은?

내리긴 하겠지만 기대 못미칠듯<br>세금이 휘발유 가격의 절반차지 '효과 반감'<br>국제시세 반영도 2∼3주 늦어 체감도 낮아


최근 국제유가가 단기 급락하자 소비자들이 국내 기름 값 하락에 대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제 원유(서부 텍사스산 기준) 가격이 지난 14일 이후 사흘 만에 11%나 곤두박질친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름 값도 조만간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기름 값은 언제, 어느 정도 낮아질까. 전문가들은 “국제 원유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국내 기름 값도 시차를 두고 내리기는 하겠지만 소비자들의 기대치에는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 현물시장의 휘발유 가격과 2~3주의 시차를 두고 따라 움직이다 보니 가격반영 시기가 늦다. 게다가 세금이 휘발유 값의 절반을 차지해 국제 원유 가격 인하 효과를 감소시킨다. 통상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개별 상품가격(MOPS)과 환율, 운임, 시장 경쟁상황 등이 감안돼 결정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변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 정유사들은 국제 원유 가격보다는 2~3주 전의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을 평균해 석유제품 가격을 결정한다. 국제 시세를 2~3주의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것이다. 따라서 14일 이후 하락한 국제 원유 가격은 7월 말~8월 초는 돼야 국내 시세에 반영된다. 다행히 최근 싱가포르 시장의 휘발유 가격은 국제 원유 가격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휘발유 가격은 14일 배럴당 143.46달러에서 15일 143.43달러로 내린 데 이어 16일 137.11달러, 17일 133.04달러까지 하락했다. 사흘 만에 10.42달러가 내린 셈이다. 같은 기간 경유도 176.25달러에서 166.81달러까지 내렸다. 문제는 싱가포르 석유시장은 아시아 내에서의 수급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앞으로 시세가 국제 원유 가격과 반드시 같이 움직인다고 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최대의 변수는 오는 8월8일 개막하는 중국의 올림픽.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석유제품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어 국내 유가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세가 앞으로 하락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설령 국제 시세가 내린다고 하더라도 국내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유가 하락폭은 작을 수밖에 없다. 세금이 휘발유 가격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금이 휘발유 가격의 49%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하락폭은 실제의 절반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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