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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프로 포맷시장 "가능성 보인다"

외국물 무단 표절서 탈피 정식 수입 늘어<br>국내 제작 콘텐츠 베트남·中등 수출도 활기<br>방송사 인식전환·투자늘려 경쟁력 높여야

일본 후지TV의 '뇌의 벽’

KBS의 ‘도전 골든벨’

tvn의 '예스 오어 노’

#최근 인기 퀴즈 프로그램인 KBS 2TV ‘1 대 100’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포맷을 해외에서 수입해 다시 만든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저작권 문제상 VOD(주문형비디오ㆍ다시보기)가 불가능하다는 게 KBS의 설명이다. 반면 SBS ‘작렬! 정신통일’ 중 ‘두뇌의 벽’ 코너는 SBS 프로그램 중 이례적으로 무료로 인터넷 VOD를 볼 수 있다. 저작권 문제 때문에 편당 SBS가 과금을 해 수입을 편당 나누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 후지TV와의 협의 아래 무료로 인터넷 다시보기를 개방했다. 국내 프로그램 포맷 시장이 커지고 있다. 방송계에서 포맷은 진행 방식이나 아이디어 등 프로그램 구성 전반을 일컫는 말. 10여년 전만 해도 포맷에 대한 개념 없이 일본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도용하며 도덕적 문제까지 제기됐지만 최근엔 국내 방송사들이 오락 프로그램의 포맷 수입과 수출을 늘리면서 ‘시장’으로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영국, 네덜란드 등에선 이미 포맷 수출이 방송산업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지적재산권 보호 움직임이 강화되면 국내 포맷 시장도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단 표절에서 정식 수입으로=90년대까지만 해도 방송 포맷은 일본에서 표절하는 게 ‘정규 루트’로 인식됐다. 2000년을 전후해 SBS, MBC가 해외 프로그램의 포맷을 정식으로 수입하기 시작했다. SBS가 ‘결정 맛대맛’(요미우리TV), ‘수퍼바이킹’(후지TV) 등을 도입했고 MBC는 ‘브레인 서바이버’(TBS) 등을 수입했다. 특히 ‘브레인 서바이버’의 경우 일본에선 ‘진지한’ 퀴즈쇼였지만 국내에선 연예인들의 끼와 입담이 펼쳐지는 ‘오락쇼’로 현지화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 방영 중인 대표적인 포맷 프로그램으론 KBS ‘1 대 100’, SBS ‘솔로몬의 선택’과 ‘작렬! 정신통일’의 ‘두뇌의 벽’ 코너, 케이블채널 tvN ‘예스 오어 노’ 등이 있다. 정확한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1년에 3~4편 가량의 프로그램이 정식으로 포맷 수입 계약을 맺고 있다.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편당 2,000~3,500달러 정도가 러닝 로열티로 저작권자에게 지불되는 게 일반적이다. 차별화 된 프로그램 수요가 커지고 표절, 무단 도용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포맷 수입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돈 되는 포맷 산업=과거엔 상상할 수 없던 포맷 수출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KBS ‘도전! 골든벨’은 2003년 중국 CCTV에 수출된 데 이어 지난해엔 베트남에 수출돼 현지 국영방송 VTV3에서 ‘골든벨을 울려라(Rung chuong vang)’란 제목으로 방영 중이다. SBS ‘진실게임’의 경우 SBS프로덕션이 현지 합작법인에 포맷을 수출해 한국 PD가 직접 제작을 지휘하며 현지에서 방송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해외에서 포맷 수출은 이미 알짜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전세계 프로그램 포맷 라이센스 시장 규모는 약 250억 유로(3조원) 정도. 영국 BBC의 경우 2005년 전체 매출 2억 파운드 가운데 약 4,000만 파운드(약 750억원)를 해외 프로그램 포맷 수출로만 벌어들였다. 전세계에 리얼리티 프로그램 열풍을 주도한 ‘빅 브라더’의 엔데몰 엔터테인먼트, 미국 CBS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생겼던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의 영국 캐스트웨이 등이 전세계 포맷 시장의 선두주자들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 포맷 산업이 나갈 길은 멀고도 험하다. 지상파 방송사의 한 PD는 “포맷 개발에 대한 방송사의 인식이나 투자도 많이 부족할 뿐더러 막상 포맷을 개발해도 시청률에 따라 개편에 왔다갔다하는 현실에서 선진국의 사례는 국내에선 아직 힘든 얘기”라고 토로했다. 하윤금 KBI 책임연구원은 “방송시장이 세계화될수록 포맷의 수출입은 더욱 대중화될 것”이라며 “콘텐츠의 원소스 멀티유즈와 이윤의 다각화를 위해서라도 구태의연한 표절시비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포맷 도입과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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