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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가하락으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되레 올해 유가가 연평균 63달러 수준일 경우 약 30조원의 소득증대 효과로 움츠러든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디플레이션은 주로 수요부족으로 발생하는데 이번 국제유가 하락은 공급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수요 측면에 따른 디플레이션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자 우리 경제의 긍정적 측면을 애써 부각시키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최 경제부총리는 최근 들어 메시지의 톤이 많이 달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공격적 부양 정책을 펴면서 경기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자주 냈다. 심지어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던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우리 경제의 밝은 면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정책연구기관도 이 같은 최 경제부총리의 진단에 힘을 실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정책연구기관은 같은 날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60달러 초반을 유지할 경우 올해 우리 경제가 0.1%포인트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49달러까지 떨어질 경우에는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게 KDI 등의 분석이다.
유가하락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생산비 절감 등으로 비석유제품 가격까지 내려가면서 기업과 가계의 구매력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게 이 같은 분석의 배경이다.
다만 보고서는 유가하락이 비석유제품 가격의 하락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경우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태 KDI 부연구위원은 "유가하락의 긍정적 영향이 경제 전반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생산비용 감소가 재화 및 서비스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경제부총리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가구조 개선 등에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가하락이 전반적인 제품 가격 인하와 국내 소비 증가 등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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