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비스업의 성장성이 외환위기 전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산업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선진국의 지난 80년대 수준에 불과해 육성 정책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서비스업의 경영분석지표 추이’에 따르면 서비스업 전체의 성장성을 매출액 증가율(연평균)로 살펴보면 외환위기 전(90~97년) 18.3%에서 외환위기 후(2002~2005년) 3.5%로 크게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여행알선ㆍ창고ㆍ운송 관련 서비스업이 13.7%에서 16.1%로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업종의 매출액 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도ㆍ소매업(18.6%→1.8%)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다만 서비스업의 수익성(총자산경상이익률)은 외환위기 전 2.2%에서 외환위기 후 5.9%로 호전됐다. 부채비율도 387%에서 139.9%로 낮아져 재무구조는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성장성이 떨어지면서 2005년 기준 우리나라 서비스업 부가가치(명목) 비중은 56.3%로 일본(69.4%)이나 독일(69.8%), 미국(76.7%)보다 훨씬 낮았다. 일본과 독일ㆍ미국은 이미 80년에 각각 57.4%와 56.6%, 63.8%를 기록했다. 국내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상승폭에서도 선진국에 비해 부진했다. 우리나라는 80년 47.3%에서 25년 만에 9%포인트 상승했지만 일본 12%포인트, 독일 13.2%포인트, 미국은 12.9%포인트 등으로 주요 선진국의 경우 10%포인트를 웃도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내 제조업과 비교할 때도 성장성ㆍ수익성ㆍ재무구조 등 모든 경영성과 부문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의 경우 2002∼2005년 성장성이 9.3%, 수익성 6.9%, 부채비율은 100.9%를 각각 기록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업은 국내 산업 중 부가가치 비중이 가장 크고 더 늘어나는 추세”라며 “서비스 수지의 적자폭이 확대되는 등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만큼 정부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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