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LED를 생산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LED 조명기구 상생협약' 체결을 계기로 대기업들이 국내 조명시장의 패권 회복에 나섰다. 지난 2011년 LED 조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된 뒤 지난 3년간 대기업이 빠진 국내시장은 필립스·오스람 등 해외 선진업체와 낮은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업체가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대기업들은 영업조직과 판매망을 정비하고 반격할 예정이다. 동부라이텍은 신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LG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이지만 지능형빌딩제어시스템(IBS)이나 스마트홈 사업과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하고 조만간 전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조명 완제품 시장에 다시 뛰어들기보다는 부품 생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만 대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거둘 이익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국광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LED 조명시장 규모는 8,130억원으로 이 가운데 대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민수 시장은 절반가량이다. 이를 800여개에 달하는 국내 중소업체가 나눠 먹는 상황이어서 대기업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대기업들이 실제로 주목하는 부분은 해외시장이다. 동부라이텍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적합업종 해제는 국내시장 개방보다는 해외시장 도전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또 조명·에너지·보안 등을 통합 관리하는 IBS 등 고부가가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점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LED 조명사업 진출을 노리는 한 대기업의 관계자는 "최초 설계단계부터 스마트 조명을 포함한 IBS를 만들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며 "앱으로 집안 조명을 조종하는 것처럼 주요 전자회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스마트홈 구현에도 조명사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