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의 성장은 딜러사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보통 수입차들은 국내에 법인을 갖고 있지만 판매는 딜러사를 통해서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만 해도 국내에 벤츠코리아가 있지만 한성자동차와 더클래스효성 같은 딜러사가 판매를 책임진다.
그런 딜러사의 몸집이 급격하게 불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효성과 아주그룹 등이 딜러망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매출 1조원대의 '메가딜러'가 출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수입차 사업 확대하는 대기업=최근 효성그룹은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국내 판매사인 포르자모터스코리아(FMK)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로써 효성은 기존 벤츠(더클래스효성)와 도요타(효성토요타), 렉서스(더프리미엄효성)와 함께 프리미엄 수입차까지 라인업을 갖췄다.
더클래스효성은 지난 2013년 매출이 3,644억원으로 전년보다 500억원가량 증가했다. 더클래스효성의 경우 효성가 3세인 조현준·조현문·조현상 등이 각각 3.48%씩 지분을 갖고 있다. 세 형제는 효성토요타도 각각 20%씩 보유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의 관계자는 "마세라티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FMK의 매출이 1,000억원대로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과 아주그룹도 최근 딜러 사업을 키우고 있다. BMW 딜러인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판매 부문 매출은 2013년 7,719억원에서 지난해 8,657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아주그룹은 2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볼보자동차코리아의 판매를 담당할 새 딜러로 선정됐다. 내년까지 볼보 판매 전시장을 4곳(일산, 서울 강서, 안양, 송파)까지 늘릴 계획이며 서비스센터도 확충한다.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의 장남인 문윤회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가 등기이사로 있는 아주모터스는 한국GM 쉐보레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1조원대 '메가딜러' 나온다=딜러사들의 경우 보통 한 해에 1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6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2013년에는 무려 2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벤츠 딜러인 한성자동차는 2013년에 8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딜러사는 안정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내면서 고급브랜드를 운영한다는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대기업들이, 그것도 3세를 위주로 앞다퉈 딜러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KCC홀딩스의 자동차 부문 계열사 KCC오토모빌은 메르세데스벤츠와 재규어랜드로버·포르쉐 등을 판매하고 있다. GS그룹도 센트럴모터스라는 회사를 세워 경기도 분당 지역 렉서스 딜러를 맡고 있다.
극동유화그룹은 포드·링컨 딜러사인 선인자동차와 아우디 딜러사인 고진모터스를 운영하고 있다. 선인자동차는 장홍선 회장이 55%, 장남인 장인우 선인자동차 대표가 20%, 장녀 장인주씨와 차남 장선우 극동유화 대표가 12.5%씩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의 관계자는 "한성자동차가 2013년에 8,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효성이 최근 잇단 M&A로 조만간 딜러사들의 총 규모가 1조원대로 확대될 것"이라며 "'메가딜러 시대'가 도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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