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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커플의 사랑은 어떤 색일까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9일 개봉


"분자가 분리돼서 두 개가 되고 그 둘이 서로 멀리 떨어져 우주 반대편에 있어도 서로 통한다는 거야. 한쪽에서 변화가 생기면 다른 쪽도 그 영향을 피할 수 없는 거지."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의 주인공 아담(톰 히들스턴)과 이브(틸다 스윈튼)의 대사다. 이브가 아인슈타인의 원거리 유령작용에 대해 묻자 아담이 이를 설명하면서 사랑의 본질을 물리학이라는 과학으로 정의 내리는 장면. 대사처럼 뱀파이어 커플 아담과 이브는 수 세기에 걸쳐 사랑했고 현재 아담은 미국 디트로이트, 이브는 모로코 탕헤르에서 살며 원거리 연애를 한다.

더 보고 싶은 쪽이 비행기를 타고 연인에게 날아오는 연애공식을 그대로 따르는 데서는 인간의 연애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사람의 피를 먹고 수 백 년을 살아온 아담과 이브는 늘 젊지만 셰익스피어와도 슈베르트와도 친구 사이다.

이런 배경 덕에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는 서양문학사 등이 언급되는 대사와 음악이 어우러져 지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연출됐다. 서양문학과 미국 대중문화를 잘 아는 관객에게는 이를 곱씹는 재미를 줄 것이고, 별 다른 조예가 없는 관객이라 해도 영화가 주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매력을 거부하기는 힘들다.



살아있는 동안의 모든 기억들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이 뱀파이어 커플은 그래서 때론 모든 것에 통달한 도인처럼 인간사에 냉소를 보낸다. 하지만 인간을 경멸할지라도 그들을 불멸하게 하는 것은 오직 오염되지 않은 인간의 피를 섭취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을 비웃지만 곁에 둘 수 밖에 없다.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는 '천국보다 낯선' '커피와 담배'의 짐 자무쉬 감독이 '리미츠 오브 컨트롤'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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