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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재정적자… "러시아 경제위기 끝나지 않았다"

주가 폭등·통화가치 최고등 '화려한 성적표' 불구<br>은행부실 심각·눈덩이 재정적자등 현실은 '암울'<br>"아직은 샴페인 터뜨릴 때 아니다" 목소리 쏟아져



'올해 주가 상승률 81.99%, 통화가치 5개월 만에 최고, 외환보유액 4,042억 달러로 세계 3위.' 현재의 러시아 경제를 알려주는 지표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전세계를 강타한 신용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일까.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린 결론은 '그렇지 않다'이다. 문제는 은행 부실과 재정 적자다. 화려한 성적표 뒤의 암울한 현실. 러시아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러시아의 최고 지도층에서도 쏟아지고 있다. IMF와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아직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열린 경제 포럼에서 "위기가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부실자산을 하루 빨리 청산해야 한다"면서 "공적 자금을 투입해 부실은행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러시아 은행의 부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은행권 부실 자산에 대한 대책을 세워 놓았다. 무수익여신(NPL) 비율이 10%까지 올라갈 것에 대비해 5,300억 루블(약 160억 달러)의 예산을 별도로 편성해 놓고 있다. 공식적으로 러시아 은행들의 NPL 비율은 지난 3월말 현재 3.7% 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루벤 바르다니안 러시아 트로이카 투자은행 회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NPL비율이 이미 은행자산의 20%에 달하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IMF 역시 러시아의 이 수치에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선진국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부실자산을 평가, 낮게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IMF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원하는 자료가 없어 의미 있는 전망이 불가능하다"며 러시아 중앙은행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은행 부실과 함께 막대한 재정 적자 또한 러시아가 풀어야 할 숙제다. 러시아는 올 들어 1조 6,000억 루블(약 500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경기부양에 쏟아 부었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재정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서, 그 규모가 GDP의 7.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도 이렇다 할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1분기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1년 전에 비해 9.5% 감소했다. 당초 2.2% 하락을 예상했던 러시아 정부는 올해 경제가 6~8% 후퇴할 것이라고 수정 전망하고 있다. IMF 역시 러시아 경제가 올해 6.5%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4월 산업 생산은 16.9%나 급락했다. 이로 인해 실업자 또한 급증했다. 4월 현재 러시아 실업자는 770만명으로 전체 노동자(7,520만 명)의 10.2%에 달한다. 이 중 300만명 이상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된 지난해 여름 이후 발생했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전년에 비해 12.3% 급등했다. 재정적자 축소는 러시아 정부에 떨어진 발등의 불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최근 장관들을 모아놓고 "2012년까지 재정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근거를 두고 연방정부가 지출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그나마 최근 유가가 급등해 한 숨 돌릴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유가 급등으로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유가가 다시 치솟고 있지만 상승분이 대부분 세금으로 흡수되면서 러시아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고유가를 무기로 세계무대에서 기세 등등했지만 최근에는 위축현상이 뚜렷하다. 신흥국을 대표하는 브릭스(BRICs) 내에서도 선두 지위를 중국에게 선선히 내주고 있다. 러시아는 그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달러를 대체할 기축통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달러 흔들기를 통해 루블화의 위상을 높이자는 의도에서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최근 "원유 수입국들이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면 루블화는 기축통화로서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은 "새 기축통화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경제 통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정치와 제도의 일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옛 소련 국가와의 통화 단일화에 대해서 조차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쿠드린 장관은 "중국이 경제를 자유화하고 위안화의 태환을 허용하는 것이 (새 기축통화의)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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