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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오케스트라로 발돋움할 것"

유럽 순회 공연으로 클래식 본고장 매혹시킨 김주호 서울시향 대표


"잘 해낼 수 있다고 믿었지만 현지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이번 유럽 순회 공연의 성과를 바탕으로 진정한 '월드 클래스 오케스트라'로 발돋움하겠습니다." 지난 5월 29일부터 17박 19일간의 첫 유럽 순회 공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온 김주호(50ㆍ사진) 서울시향 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클래식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ㆍ독일ㆍ체코ㆍ러시아 등 유럽 4개국 9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친 서울시향의 연주는 현지 언론의 찬사를 받으며 '한국의 클래식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특히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6곳이 있는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공연은 전 석이 100% 매진됐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독일의 유력 일간지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는 "우리가 들은 것은 분명 월드 클래스 오케스트라(Weltklasse-Orchester)의 연주였다"며 극찬했다. 사실 유럽 순회 공연을 처음 제안했던 지난해만 해도 정명훈 음악감독의 입장은 유보적이었다. 서울시향의 연주 수준이 세계적 반열에 오를만하지 못하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 해 8월말 벨기에 클라라 페스티벌에서 성공리에 연주를 마치고 호평을 받자 자신감을 갖고 이번 유럽 투어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첫 유럽 순회공연에 나서면서 정명훈 감독은 베토벤ㆍ라흐마니노프ㆍ차이콥스키 등 통상적인 레퍼토리 대신에 상임작곡가 진은숙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생황 협주곡' 등으로 구성해 아시아의 현대 음악으로 승부수를 던졌는데 이런 전략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근 서구의 클래식 시장에선 관객들이 노화되고 수적으로도 정체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고 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게 아시아 시장이라는 게 김 대표의 진단이다. 이번에 서울시향이 선보인 아시아적 색채의 연주가 현지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은 이유다. 서울시향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서 인지도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그 동안 한국의 독주자들은 세계 무대에서 눈부신 성과를 냈지만 오케스트라는 그렇지 못했다"며 "이번 성과는 한국의 색채를 담은 오케스트라도 세계적 수준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해외 투어의 경우 내년 세계 3대 클래식 축제인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초청됐으며 2012년엔 미국 동부 투어도 예정돼 있다. 레코딩 작업도 세계 시장을 겨냥해 메이저 레이블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중이며 구체적인 골격은 조만간 정해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해외 투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월드클래스 수준의 레코딩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진행함으로써 아시아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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