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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변신은 셔츠가 만든다
입력2003-05-08 00:00:00
수정
2003.05.08 00:00:00
신경립 기자
“멋이라고 해 봤자 기껏 넥타이를 바꿔 메는 정도지”
천만에 말씀이다. 넥타이가 남성들이 멋을 부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 특히 30대 젊은 직장 남성들을 중심으로 패션을 통해 개성을 표출하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캐주얼한 느낌의 정장이 인기를 끌면서 노타이 차림의 직장인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기 시작한 요즘, 남성들의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패션 셔츠`다.
수년 전 모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남자 주인공이 자주 입던 푸른색 와이셔츠가 흰 와이셔츠 일변도로 유지돼 오 우리나라 직장 남성들 사이에 `색깔 와이셔츠`의 물결을 일으키며 숨통을 틔워 줬다면, 이제는 스트라이프부터 꽃무늬, 반질반질한 실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등장한 패션 셔츠가 남성들의 패션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독립된 의상이라기 보다는 넥타이와 한 세트를 이뤄야만 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인식돼 온 셔츠의 올 시즌 변신은 과감하다. 노타이 차림의 증가에 힘입어 셔츠는 이제 정장과 캐주얼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중간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넥타이 없이도 정장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청바지나 면 바지, 반바지 등과 다양하게 매치해 한 가지 셔츠로도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게 된 것. 특히 셔츠는 수트나 재킷처럼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패션 감각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LG패션 헤지스의 이종미 실장은 셔츠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딱딱한 수트 안에 숨겨졌던 남성들의 패션 감각을 되살려 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이 지금까지 캐주얼과 정장 스타일로 양분돼 온 남성 패션의 경계를 허물어 뜨리면서 새로운 활기를 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선 소재 면에서는 두꺼운 면에서 벗어나 실크나 우유빛이 감돌 정도로 워싱처리된 면 등 빳빳하게 다려입지 않아도 되는 소재 사용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소재는 몸에 붙는 스타일의 수트나 청바지와 같은 캐주얼 스타일에 두루 매칭을 시킬 수 있다는 것이 큰 자점. 특히 예년에 흔히 사용되던 레이온과 폴리 합성 소재보다는 면이나 실크, 린넨 등 천연섬유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도 올해 셔츠 시장의 특징이다. 가는 실로 짜여져 광택이 나면서 감촉이 좋은, 흐르는 듯한 소재가 셔츠의 고급스러운 멋을 더해준다는 것.
디자인에서도 지나치게 딱딱하거나 캐주얼하지 않은 셔츠가 유행. 셔츠를 밖으로 꺼내 입을 수 있도록 종전보다 기장이 짧으면서 헐렁한 일자형 스타일이 강세다. 단추를 많이 열어도 자연스러워 보이는 디자인으로, 세미 정장이나 캐주얼에 두루 어울리기 때문. 또 여름에도 반소매의 남방보다는 소재가 얇은 긴 소매 디자인으로 각자의 연출에 따라 소매를 반쯤 접어 올리거나 단추를 1~2개쯤 풀어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스타일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 일반 드레스 셔츠와 달리 포켓이 없어 몸 실루엣을 그대로 살려주거나 티셔츠를 안에 받쳐 입어 겉옷처럼 활용할 수도있는 짚업 스타일의 셔츠 재킷이 선보이는 등 셔츠 패션의 영역은 끊임없이 넓어지는 추세. 이 밖에 칼라도 일반적인 레귤러 스타일부터 와이드, 세미와이드 등으로 다양화되되고 있다.
셔츠에 쓰이는 문양도 각양각색이다. 올 봄부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단정하면서도 멋스러운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스트라이프. 특히 출근복 차림으로는 줄무늬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이 밖에도 남성들의 기피 무늬로 인식돼 온 꽃무늬도 여름을 앞두고 관심을 모은다. 헤지스와 폴로, 인터메조, 솔리드 옴므 등 남성복 브랜드가 속속 꽃무늬나 식물 문양의 셔츠를 출시하고 있으며, 브랜드 로고와 같은 부분 그래픽이 들어간 셔츠도 대거 등장해 남성들의 밋밋한 옷차림에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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