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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체감경기 꽁꽁 “IMF때보다 심해요”

“차라리 IMF 외환위기 때가 나아요. 올해 1, 2월은 왜 그렇게 장사가 안 되는지… 먹고 살기가 갈수록 힘들어지네요”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의류 원단 장사를 하는 김창민씨(42세)는 “이렇게 장사하다가는 조만간 가계 문을 닫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며 푸념을 늘어놓는다. 정부는 올해 우리 나라가 5%내외의 성장을 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지만 재래시장과 상가ㆍ할인점 등 생활현장에서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훨씬 더 꽁꽁 얼어붙고 있다. 시중에 떠다니는 뭉칫돈이 무려 350조원에 달하고 있지만 이라크 전쟁 등 대외변수로 인해 경기가 뒤숭숭해지면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손님 뚝 떨어진 시장ㆍ상가= 동대문ㆍ남대문 시장 등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은 올해 매출이 IMF 수준보다도 못하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동대문종합시장을 관리하는 한 직원은 “시장 상인들이 다들 장사가 안 된다고 걱정하고 있다”며 “지난해 이맘 때쯤에 비해서 매출액이 최소 30~40%정도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지방에서 도매물건을 띄러 오는 사람들마저 많이 줄었다”며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중국산 저가 원단마저 밀려 들어와 더 어렵다”고 토로한다. 두산타워에서 옷 가게를 하는 민모씨는 “예전에는 주말이면 자정을 넘은 새벽시간에도 옷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으나 요새는 초저녁에도 한가하다”며 “두산타워 뿐만 아니라 밀리오레, 평화시장 등 이 일대 의류상가의 상황이 마찬가지”라고 울상을 지었다.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과일을 팔고 있는 박상우씨(38세)는 “지난해만 해도 여기저기서 손님들이 몰려들어 하루 200만원어치 매상을 올렸으나 올들어 십만원 올리기도 어렵다”며 이렇게 장사가 안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더 추운 지방 경기= 지방에서 사는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욱 춥기만 하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방제조업체의 지난 1월중 경기실사지수(BSI)는 매우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가 67로 가장 낮았고 전북 71, 부산 75, 대전련力?76으로 전국 평균치인 80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BIS지수가 100이하일수록 경기가 나쁘게 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인데 그만큼 미래 경기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것이다. 전북 군산에서 택시영업을 하고 있는 이봉영씨(47ㆍ군산시 신창동)는 “영업용 택시는 하루 입금액 10만원을 채우기가 힘들 때도 있다”며 “한달 동안 아무리 부지런히 일해도 입금시키고 나면 100만원 벌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한달 수입이 평균 200만원은 됐다”며 “밤이면 술 마시고 쇼핑하는 사람으로 북적북적할 시내가 올들어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겨 손님을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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