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2-신용은 생명]신용평가능력도 재산 은행들 리스크관리 기법 앞다퉈 도입 서정명 기자 vicsjm@sed.co.kr 국내 은행들은 내년부터 바젤2(신BIS협약)가 시행되는 것을 앞두고 신용평가시스템 정비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은행감독 및 시장규율 강화 등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도입에 앞서 지주회사 전환, 증권업과 보험업 진출 등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출 신용리스크를 줄이고 감독기능을 강화해 경영안정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직원의 잘못된 파생상품 거래와 소홀한 감시시스템으로 파산선고를 받은 베어링스의 전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짙게 깔려 있는 것이다. ◇신용평가능력을 키워라=국내 은행들은 바젤2 도입을 위해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미 전담조직을 만들어 세부 추진계획을 차근차근 실행 중이다. 매주 열리는 경영협의회에서 은행장이 직접 바젤2 진행상황을 일일이 체크하거나 리스크관리본부장으로부터 세심한 사항까지 보고받을 정도다. 일선 은행창구에서 중소기업ㆍ소액대출자들을 대상으로 대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영업점 직원들은 새로 바뀐 규정을 몰라 업무착오가 빚어지지 않도록 바젤2 교육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국내은행은 내년 1월부터 대출자산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는 방식에 있어 표준방법과 기본내부등급법을 도입한 후 오는 2009년부터는 고급내부등급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은행의 신용리스크 측정방법에는 감독당국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은 표준방법과 감독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내부등급법이 있다. 표준방법은 외부 신용평가기관이 평가한 신용등급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0~1,250%까지 차등 적용하는 것이다. 반면 기본내부등급법은 은행 자체적으로 예상부도율(PD)만 추정하고 ▦부도시 손실률(LGD) ▦부도시 잔액(EAD) ▦여신만기(M) 등은 협약에서 제시된 방법을 따르는 것이다. 고급내부등급법은 은행 자체적으로 PD는 물론 LGDㆍEADㆍM을 모두 추정하게 된다. 현재 국민ㆍ외환ㆍ산업ㆍ기업 등 4개 은행이 내부등급법 승인신청서를 제출해 금융감독원 심사를 받고 있고 나머지 은행들은 표준방법 적용을 위해 준비 중이다. 지방은행과 수협ㆍ수출입은행은 표준방법을 적용할 예정이고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와 SC제일은행은 2008년 6월 중 고급내부등급법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바젤2 도입 준비 완료”=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지난 2003년부터 착실히 바젤2 준비를 해왔다. 2005년 7월 국내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시장리스크 부문에서 내부모형법에 대해 승인을 얻어 적용 중이다. 또 국내은행 중 가장 먼저 위험가중자산 산출시스템을 완성해 2006년 1월부터 바젤2 기준의 위험가중자산과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을 산출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조흥은행과의 통합일정과 맞춰 바젤2 준비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10월 핵심 전산시스템을 성공적으로 통합한 후 풍부한 바젤2 시스템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바젤2를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신한은행은 12월까지 신용리스크에 대한 기본내부등급법 사용을 위한 승인신청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은행 내부적으로는 이미 2년 전부터 고급내부등급법을 적용해 여신 의사결정 및 성과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04년부터 바젤2 준비작업을 시작했고 2007년 4월 바젤2 시스템구축을 완료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김근식 우리은행 리스크총괄팀 부부장은 “현재 표준방식과 내부등급 방식으로 BIS 비율을 산출해 자본적정성을 상시 점검하고 있으며 2008년 하반기에는 금감원에 내부등급방식을 승인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바젤2 협약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운영리스크 부문 도입이라고 보고 운영리스크에 대해 적정 수준의 자본을 적립하는 등 은행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내년 초부터 기본내부등급법을 적용하기 위해 신용평가시스템 및 신용리스크 통제구조 등에 대한 자체평가서를 작성하고 금감원에 승인신청서를 제출해놓고 있다. 또 전직원의 바젤2에 대한 관심과 인식 제고를 위해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설명회를 병행하는 등 다양한 내부 교육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내년 초 신용리스크 부문에서 기본내부등급법을 적용하고 2009년부터는 한단계 높은 고급내부등급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소기업들이 새로 변경된 바젤2 협약으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거래 중소기업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국내은행들은 바젤2 체제로의 전환을 선택사항이 아니라 모든 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신운용과 리스크관리 전반에 걸쳐 합리적인 의사결정 기준을 설정함으로써 은행의 장기적인 경쟁력 제고는 물론 글로벌 은행으로의 도약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입력시간 : 2007/11/1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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